바티칸 방문한 文 대통령 방북 제안에…교황 "초청오면 기꺼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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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철조망 녹여 만든 십자가 선물바티칸 교황궁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공식 제안했다.
"방북 해준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 될 것"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배석자 없이 단독 면담을 진행하면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돼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한국인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3년 만에 교황님을 다시 뵙게 됐다. 다음에 꼭 한반도에서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 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3년 전인 2018년 교황청 방문 때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바 있다. 교황은 당시에도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방북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폐철조망을 수거해 만든 십자가인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이 250㎞에 달한다. 철조망을 수거해 십자가를 만든 것"이라고 교황에게 소개하고, "성서에도 창을 녹여 보습(농기구의 한 종류)을 만든다는 말도 있다. 이에 더해 한반도 평화의(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