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팽팽한 '전두환 공원' 명칭 변경 여론…장고 빠진 합천군

두차례 여론조사 결과 차이…군·의회가 군민 이견 조율이 관건
전두환 전 대통령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 여론조사 결과 군민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한동안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31일 경남 합천군에 따르면 최근 6개 지역신문사가 공동의뢰해 리얼미터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만 18세 이상 군민 739명을 조사한 결과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9.6%를 차지했다.

이는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 40.1%보다 높지만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는 아니다.

게다가 앞서 지역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가 황강신문과 함께 자체 여론조사 한 결과에서는 명칭 변경 찬성 56.0%, 반대 36.0%라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군은 애초 결과에 따라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 없이 군민 의견을 참고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했으나 반대가 약우세로 나타나자 장고에 빠졌다.

추후 군민 간담회를 열고 군의회 의견을 수렴한 다음 후속 절차를 논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견 조율이 힘든 사안인데다 군의회도 여론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상황이기 때문에 명칭 변경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군 관계자는 "14년 동안 이어진 갈등을 단시간에 결정 내리는 것은 무리수이며 어떻게 방향을 정할지 고심 중"이라며 "군민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결국 관건인데 이는 군의회와 행정이 떠맡아야 할 부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원 입구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뒷면에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