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 광고야 드라마야? 전지현의 '지리산' 하산하는 시청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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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모았던 '지리산' 시청률 3회만에 '뚝'"드라마인지 등산복 광고인지 모르겠어요."
방영 후 '지리산' 어색한 CG 원성
제작지원 나선 네파 어쩌나
MBK 파트너스가 투자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하반기 최대 기대작 tvN 드라마 '지리산'의 제작 지원에 참여했다가 울상을 짓고 있다.네파가 제작 지원한 '지리산'은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국립공원 미스터리극으로 전지현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킹덤' 시리즈와 '시그널'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김은희 작가와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을 만들어낸 흥행제조기 이응복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30일(어제) 방송에서 전지현은 냉철한 카리스마와 대비되는 따뜻한 어조와 행동으로 서이강의 인간적인 면면을 그려나갔다. 조난자가 겁에 질려있자, “제 발 밟으세요. 괜찮으니까”라며 기꺼이 발을 내어준 것. 또 조난자의 신발 끈까지 무심하게 묶어주며 설렘을 선사, 전지현은 빠져들 수밖에 없는 훈훈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의 마음을 움직였다.하지만 톱스타 전지현, 주지훈의 열연에도 '지리산' 시청률은 방송 3회 만에 대폭 하락해 자체 최저를 기록했다.
3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0일 방송된 ‘지리산’ 3회는 7.85%(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2회차에 10%를 돌파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지리산' 방송 이후 어색하게 합성한 CG와 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배경음악, 흐름을 끊는 간접광고(PPL) 등이 극 몰입을 방해한다는 혹평이 이어졌다.본격 단풍 등산 철을 맞아 매출 증대를 노리던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기대했던 '지리산' 효과를 얻을지도 미지수다.
네파는 지리산의 제작 지원을 통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11, 12월 아웃도어 성수기 대목 초입에 매출 증대를 꾀할 계획이었다. 네파 측은 "드라마 지리산은 레인저라는 신선한 소재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지리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했다"며 "(지리산 방영을 계기로) 젊은 세대에게 전파되고 있는 아웃도어 붐이 더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주연 배우 전지현이 오랜 기간 네파의 전속모델로 활동했다는 점도 제작 지원 참여에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한편, 지난 2020년 네파 매출액은 2804억 원으로 전년대비 14.3% 줄고 영업이익은 67억 원으로 76.5% 감소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019년 9억 원에서, 1170억 원으로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된 바 있다.
드라마 제작사와 테마주 주가도 '지리산'에 쏟아진 혹평에 출렁이는 상황이다.
지리산의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가는 드라마가 첫 전파를 탄 뒤 곤두박질쳤다. 공동 제작에 나선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을 후원한 네파의 아웃도어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한 나디아퍼시픽의 모회사 태평양물산 주가도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어색한 CG 효과와 과도한 기업간접광고(PPL) 등에 대한 혹평이 주를 이뤘다.
시청자들은 "CG가 너무 어색해 보기가 민망하다. 히말라야도 아닌데 현장에서 찍는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 "작가와 배우만 보고 기다렸는데 기대 이하다", "드라마 몰입도가 떨어진다", "드라마인지 등산복 광고인지 모르겠다. 나는 오늘부로 지리산에서 하산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및 오싹한 스토리에 "등산 가기가 꺼려진다", "산에 혼자가기 무섭다", "한국의 명산 지리산을 왜 부정적으로 그리나. 지리산은 제작사 상대로 소송하라"라는 예기치 못한 반응도 감지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