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듄…서점가 '복고 바람'

30~40대 '추억' 살린 책 판매 급증
가을을 맞아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복고(復古)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책의 주된 구매 세력인 30~40대 독자들이 학창시절 등 젊을 때 친숙하게 다뤘던 내용을 담은 서적이 잇따라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31일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 따르면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미나리마 에디션》(문학수첩)은 지난 26일 출간 직후 주요 서점에서 일제히 베스트 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10월 넷째 주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예스24의 소설·시·희곡 부문에서도 8위를 기록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미나리마 에디션은 영화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비주얼 그래픽을 담당했던 스튜디오 ‘미나리마’가 직접 디자인한 특별판이다. 마법 세계를 돋보이게 할 컬러 삽화와 종이공예가 추가됐다. 알라딘 구매자의 46.9%를 30대가 차지했다. 어린 시절 영화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접했던 세대가 성장기의 추억이 반영된 작품을 집중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분석된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듄’의 개봉과 맞물려 영화의 원작인 《듄 신장판 1~6 세트》(황금가지) 판매도 급증했다. 낱권 및 전자책을 포함해 20만 부 넘게 판매되며 예스24 전체 판매 9위, 알라딘 전체 판매 8위, 교보문고 일간 종합 13위에 올랐다.

전체 시리즈 중 1권은 교보문고 전체 21위, 알라딘 전체 11위, 예스24 소설·시·희곡 부문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책의 알라딘 구매자의 38.2%가 40대였는데 1990년대 PC게임 등으로 이 작품을 접했던 이들의 구매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주식 투자의 ‘고전’으로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미래의창)에도 ‘늦바람’이 불고 있다. 예스24 전체 11위에 올랐고, 알라딘 경제·경영 분야 3위를 찍었다. 교보문고 전체 순위엔 91위로 진입했다.이 밖에 2017년 절판됐다가 개정판으로 새로 나온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돌베게)도 알라딘 전체 3위, 예스24 전체 10위, 교보문고 전체 46위를 차지했다. 이 책의 주 구매층은 1988년 초판 발간 이후 대학생 시절 책을 접했던 40대 이상으로 분석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