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2000명대…돌파감염 늘며 50대 이상 확진자 한달새 23%→33%

'위드 코로나' 불안한 출발

위중증·사망자도 다시 증가추세
"5천명까지 확진자 발생할 수도"

백신 맞은 고3 75일만에 사망
1일부터 12~15세 접종 시작
감소 추세를 보이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으로 방역조치를 대폭 완화한 것과 맞물려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061명이었다. 지난 27일 이후 나흘째 2000명대를 기록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 대부분이 나왔다. 수도권 확진자는 1613명으로 국내 발생의 78.6%를 차지했다.

토요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은 것은 한 달 만이다. 일반적으로 주말엔 검사 건수가 줄면서 확진자 수도 감소하지만 지난주 들어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주말에도 2000명 선을 뚫었다. 최근 1주일간(10월 24~30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810.4명으로 직전 주(17~23일) 1337.9명에서 500명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18~49세보다 일찍 백신을 맞은 50대 이상 연령층이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1주일 확진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한 비중은 33%로 한 달 전(23%)에 비해 10%포인트 늘어났다. 50대보다 백신 접종 시기가 늦은 20~40대 확진자 비율은 같은 기간 전체의 60%에서 40%로 줄어들었다. 위중증 환자 가운데 50대 이상 비율도 한 달 만에 78.3%(9월 30일)에서 87.9%(10월 30일)로 증가했다. 정부가 최근 부스터샷(추가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돌파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남 창원의 한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163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81%(133명)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의 집단감염도 누적 확진자 18명 중 15명이 돌파감염이었다. 정부는 방역조치 완화를 기점으로 하루 확진자가 최대 5000명까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고3 남학생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하는 사건도 나왔다. 10대 접종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학생은 지난 8월 13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뒤 75일 만인 지난 27일에 사망했으며, 평소 앓던 기저질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백신과 사망 간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1일은 12~15세 소아·청소년 접종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31일 기준 12~15세 접종 예약률은 27%(50만여 명)였다. 하지만 10대 접종자의 첫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실제 접종률이 예약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