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 몸값 5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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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단계 시리즈A로만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이 초기 투자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5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고도화한 인공지능(AI) 기술로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투자유치 규모도 업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업계 첫 1000억 이상 유치
기업가치 1년 새 4배 커져
"솔루션 상용화엔 시간 걸릴 듯"
기존 주주 지원사격…1100억원 ‘뭉칫돈’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지난 29일 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신한캐피탈, 롯데렌탈, LIG넥스원 등 대형 SI와 IMM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벤처캐피털(VC)이 투자사로 나섰다. 자금 유치에 나선 지 약 4개월 만이다. 누적 투자금액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기업가치는 약 5100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올랐다. 포티투닷은 작년 7월 IMM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약 17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당시 기업가치가 약 1200억원이었다. 지난해 투자한 주주 대부분이 이번 시리즈A 투자에 다시 참여했다.
단일 라운드에서 10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이례적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진 일부 AI 스타트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며 “가능성이 높은 회사인 것은 맞지만, 시리즈A에서 이 정도 관심은 드문 현상”이라고 전했다. 최근 AI 스타트업 중에서 프로토타입 구현에 성공한 기업을 중심으로 시선이 몰리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는 지난 6월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끌어냈다.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중에선 최대 규모다. AI 채팅 솔루션 기업 센드버드는 4월 시리즈C에서 1억달러(약 1174억원)를 유치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에 올라서기도 했다.
보험·화물 등 사업 확장
포티투닷은 2019년 설립됐다. 전파 반사를 매개체로 삼는 이미지 센서 ‘레이더(RADAR)’와 카메라를 이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있다. A4 용지 반 장 정도 크기인 ‘에이키트(AKit)’ 솔루션에 이런 기술이 집약돼 있다. 기존 차량의 트렁크에 설치가 가능한 형태여서 상용화할 경우 파급력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TAP!’과 경량화된 자율주행 지도 ‘SDx Map’도 개발하고 있다.시리즈A에서 SI들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은 점은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번 라운드에서 300억원을 투입한 신한캐피탈은 7월 포티투닷과 모빌리티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자율주행 시범서비스 확산을 앞두고 결제 시스템이나 보험 상품 등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250억원을 투자한 롯데렌탈 역시 8월 자율주행 관련 화물 플랫폼 및 카셰어링 브랜드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섣부른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포티투닷이 기술과 사업 전략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데다 에이키트 등 주력 솔루션의 상용화 시점이 2023년이나 2024년께로 관측될 정도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자율주행은 의료 AI와 마찬가지로 사람 생명이 오가는 분야에 AI를 믿고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며 “완전한 신뢰를 얻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회의론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김종우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