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에서 우익 성향 '유신회' 제3당 약진(종합)

의석 4배 이상으로 늘려…안보공약 자민당과 유사
우익 성향 정당인 일본유신회가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제3당으로 도약했다. 일본유신회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16석, 비례대표 25석 등 총 41석을 차지해 의석수를 단번에 직전(11석)의 3.7배 수준으로 늘렸다.

이로써 일본유신회는 자민당(261석), 입헌민주당(96석)에 이어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32석)을 따돌리고 제3당으로 약진했다.

일본유신회는 거점인 오사카부(府) 지역의 선거구 15곳에 후보를 내세워 모두 당선시키는 정치적 저력을 발휘했다. 인접한 효고(兵庫)현에서도 지역구 당선자 1명을 배출했다.

일본유신회는 여기에 정당별 득표에 맞춰 배분하는 비례대표 의석(전체 176석)의 14% 수준인 25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신회는 이번 총선에서 오사카를 포함하는 간사이(關西) 지역을 중심으로 96명을 출마시켰다. 입헌민주당, 공산당, 국민민주당,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 사민당 등 5개 야당의 후보 단일화 흐름에 참여하지 않았다.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 시장이 대표인 유신회는 간사이 지역의 중심 도시인 오사카 지역 정당으로 출발했다.

마쓰이 시장은 오사카시를 없애고 4개의 특별구(區)를 신설하는 유신회의 '오사카도(大阪都) 구상'이 작년 11월 주민투표에서 부결되자 2023년 봄 시장 임기를 마치고 나서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유신회 부대표다.

그는 올해 6월 오사카부립 전시시설이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간사이' 측의 시설 이용을 취소하자 "(취소에) 찬성 입장"이라고 밝힌 인물이다.

일본유신회는 일본 정치무대에서 '제3세력'으로 분류되곤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가 이끈 자민당 정권과는 개헌 문제를 놓고 호흡을 맞추는 등 양호한 관계였다.

그러나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자민당 정권에 개혁 마인드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표심을 공략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내건 분배 중시의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해선 "분배를 위해서는 우선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마쓰이 대표는 31일 오사카 시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한 것이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독으로 법률안을 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 가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유신회의 이번 총선 외교·안보 공약을 보면 자민당과 유사점이 많다.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제한하는 틀을 깨고 대테러, 사이버, 우주 등의 분야에서 방위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대만 등 공통 가치관을 가진 국가의 네트워크를 통해 일본의 방위력을 키워야 한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일본유신회는 헌법 개정과 관련해 교육 무상화와 헌법재판소 설치 등을 명시해야 한다며 개헌을 적극 추진하자는 쪽에 서 있다. 개헌 찬성파이긴 하지만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자민당과는 온도 차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