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취업 첫걸음…매력적인 자소서 쓰는 법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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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박주연 기자의 입사 노하우]한국경제신문이 기자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언론사들도 하반기 들어 입사의 문을 넓히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겐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회들입니다.
필기시험은 신문으로 시작하라
논술시험은 기사처럼 작성하라
'왜 기자인가'에 답변 준비하라
한국경제신문의 기자로서, 그리고 언론사에 반발 앞서 들어온 선배로서 언론사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팁들을 정리했습니다. 전형 과정에서 유념할 것들과 준비생으로서 가지면 좋은 자세 등을 중심으로 쓰겠습니다.
◆언론사 서류 합격의 팔할은 '자기소개서'
먼저 공인영어점수, 경력 등을 포함한 '스펙'과 자기소개서 등의 인적 사항을 중점적으로 보는 서류입니다. 흔히 서류에서는 스펙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사 채용과정에 있어서는 자기소개서가 중요합니다. 자기소개서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합니다. 서류 전형뿐 아니라, 최종 전형까지 당신과 함께할 확률이 높습니다.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읽고 싶은' 글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자로서 추구해야 할 덕목과 일치합니다.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기사들 중에 자신의 글이 돋보이게끔, 그리고 독자들로 하여금 읽고 싶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심사위원들은 많게는 1000편 가까이의 지원서를 읽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되려면 이들을 끝까지 자신의 글에 남게 해야 합니다. 이 원칙을 염두에 두고 자기소개서를 기술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질문이 따라붙을 것입니다. "어떻게 읽고 싶은 글을 만들 것인가"입니다. 매력적인 글을 만드는 데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 글감이 좋아야 합니다. 남들이 하지 못한 경험은 그 자체로 특수하기 때문에 좋은 글감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취재 현장에 가봤다거나 독특한 결과물을 내본 경험이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있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마십시오.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에 대한 해석도 중요합니다. 평범한 일화도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특별해지고 세련되어 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 요소는 진솔함입니다. 특별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면, 인생 곡선을 그려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경험들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 중 자신에게 정말 의미가 있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를 중심으로 이 경험이 왜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는지 생각해보십시오. 아주 단편적이어도 괜찮습니다. 솔직하고 진솔한 고백의 서두를 열 수 있는 아주 좋은 시작점입니다. 대동소이한 에피소드 사이에서 '솔직함'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의외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논술은 '기사'처럼 쓰자
서류 전형에 합격했다면 이제 필기 전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론사 준비생들 사이에서 '가장 넘기 힘든 벽이'라고도 불립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썼을 때 합격했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필기 전형 준비는 신문으로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신문을 읽고, 방송 뉴스를 챙겨보십시오. 사안이 어떻게 시작되고 끝맺어지는지, 그리고 언론은 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보는 것이 첫 걸음입니다.
하지만 뉴스를 챙겨보는 게 끝이 아닙니다. 대대수의 준비생들은 뉴스를 챙겨보면 충분히 대비했다고 생각합니다. 틀렸습니다. 언론은 정보의 '가공자'입니다. 기자의 관점에 따라 정보를 취사 선택하고, 중요도에 따라 나열하기에, 기사만을 보고 논술을 쓸 순 없습니다. 그래서 보도된 뉴스와 사설만으로 글을 쓰면, 짜깁기 글이 나올 확률도 큽니다. 이를 넘어 자신만의 생각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론이 기사를 쓴 데 사용한 자료를 직접 찾아보십시오. 새롭게 발의한 법안에 대해 보도하는 기사를 본다면, 국회정보시스템에 들어가 원문을 직접 보십시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기사들과 비교해보십시오. 기사는 이렇게 읽어야 시험장에서 효용을 발휘합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논술을 쓸 때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세세한 팁들을 분량상 다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중요한 원칙 몇 가지를 쓰겠습니다.
첫째, 자신만의 포맷을 만드십시오. 어떤 구조로 글을 구성할지 정해 놓은 규칙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시간 제한이 있는 시험 특성상, 자신만의 규칙을 정하면 글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사처럼 쓰는 게 중요합니다. 당장 신문을 펴서 기사 하나를 읽어보십시오. 앞 부분에 중요한 내용들이 응집돼 있습니다. 서론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사례와 예시를 넣고, 글이 어떻게 전개될지 보여주십시오. 실제 기사들이 그러듯 말입니다.
문장을 쓸 때도 기사처럼 쓰십시오. 주장 뒤에 반드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쓰셔야 합니다. 근거가 없는 글은 논술이 아니라 웅변문입니다. 통계나 주장을 보여주는 사회 현상 등을 기술해야 논지가 탄탄해집니다. 쉬운 원칙이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단끼리의 논리적 구성 또한 이를 기억하고 쓰시면 논리를 잃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퇴고입니다. 두 세번 정도 완성된 글을 찬찬히 읽어보십시오. 비문, 어색한 문장 등이 반드시 발견될 것입니다. 저자에게 보이는 오류라면 독자에게도 눈에 띌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번의 시도로 완벽한 글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마지막 관문, 실무와 최종면접
실무 전형과 최종면접은 한 데 묶었습니다. 같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고, 최종면접에서 실무 전형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험을 볼 때도 이 두 가지 전형을 한 데 묶어서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필기시험(논술)은 글쓰기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면, 실무 전형과 최종면접은 기자로서의 능력과 적합성을 살피는 전형입니다.
실무 전형은 보통 '기사 쓰기'입니다. 제시어를 주고 기사의 한 형태인 '르포'를 작성하라고 할 수도 있고, 인물을 초청해 인터뷰 기사를 쓰는 과제를 줄 수도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고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앞서 언급한 기사 읽기가 도움이 됩니다. 기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보고, 사실을 어떻게 취재했을까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십시오. 독자가 아니라 기자의 입장에서 기사를 읽게 되면, 팩트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가 기울인 노력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실제 기자들이 보도 자료를 토대로 쓰는 기사와 인터뷰 기사를 쓸 때 준비하는 과정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 지도 감이 잡힙니다.
제시어를 주고 르포 기사를 쓰는 과제는 더 당황스럽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난해한 주제를 풀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글감들을 모아 놓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저는 준비생 시절, '아이템 수첩'이라는 작은 노트를 항상 가지고 다녔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길을 걸으면서 궁금증이 들었던 사실들을 메모했습니다. 그리고 실무 시험 전에 다시 보고, 미리 취재해 준비해 놨습니다.
촉박한 시간 안에 해내야하는 과제이기에 제시어를 보면 소위 '멘붕'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 속에서 이를 준비하는 습관은 그래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입니다. 면접 전형은 회사와 당신이 얼마나 잘 맞는지 가늠하는 단계입니다. 실무 전형에서 당신이 쓴 기사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고, 저널리즘 윤리와 관련된 질문이 나올 수도, 회사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도, 그리고 당신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으나 대비가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나올 만한 모든 질문 리스트를 뽑으십시오. 완벽히 대비하진 못하더라도,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얼개는 짜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황하지 않고 대답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왜 기자가 되고 싶나", "어떤 기자가 되고 싶나"와 같은 직업과 관련한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서는 꼭 '자신만의 답'을 마련하십시오. 그 전형까지 올라온 사람들은 모두 간절한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이유가 필요합니다.
답을 할 때에 기억할 것은 '주눅들지 말기'입니다. 심사위원들은 고압적인 말투로, 허를 찌르는 질문들로 당신을 당황시킬 수도 있습니다. 절대 말려들지 마시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나가십시오.
기자의 직업적 특성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취재원이 거절해도 설득시켜야 하고, 차가운 거절도 따뜻한 허락으로 바꿔내야 합니다. 이를 기억하고 면접에 임하신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글이 길었습니다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됩니다. 실제 기자가 되면 어떨지를 상상하면서 그에 맞게 준비하면 됩니다. 어떤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그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게 좋을지 청사진을 그리며 준비하면 합격의 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기대하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기대가 무너질 때, 따라오는 실망감이 고통스럽고 속상하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기자는 그 실망 속에서도 기대하는 직업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거절할 것을 알면서도 붙잡아야 하고, 가능성이 희박한 일에 골몰하며 하루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시험 준비도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들려오는 탈락 소식이, 공들인 사랑 고백에 대한 거절처럼 청천병력처럼 들리는 날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걸음과 작은 진전에 기뻐할 수 있다면, 기대와 희망들을 잃지 않는다면 어느새 훌쩍 자란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멋진 언론인이 되실 당신들을 기대하겠습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