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3일간 멈추자…아이들 '이상행동'에 부모들 대혼란

메타버스 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사진=한경DB
미국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로블록스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중단됐다가 31일 복원됐다. 서비스 장애 탓에 게임 구동이 어려워지자 아이들은 집 밖으로 나왔다. 휴대전화만 바라보던 아이들의 변화에 미국 사회가 혼란을 겪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28일부터 내부 시스템 문제로 서비스가 중단됐던 로블록스는 31일부터 재 가동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바스주키 로블록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과부하 상태에 버그까지 생기면서 중단된 서비스를 복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로블록스는 하루 사용자만 4320만명이 넘는다. 만 9~12세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초통령 게임인 로블록스가 멈추자 아이들이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아이들이 집밖으로 나가 주변을 뛰어다니고 부모와 대화를 시작했다. 성장하는 아이들이 당연히 해야 할 경험이지만 로블록스 등을 하며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들이다. 요즘 아이들에겐 이런 경험이 이상 행동이 됐다는 반어적 의미다.

한 부모는 자신의 SNS 등을 통해 "밖에서 축구를 하는 내 딸이 세상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로블록스가 멈췄다."고 적었다. 그만큼 아이가 뛰어 노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는 의미다.평소 주말이면 로블록스에 빠져 대화도 하지 않던 아이들이 갑자기 거실로 나와 TV를 보고 할로윈을 맞아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하교 후 집에 돌아와 식사조차 하지 않고 스마트폰에만 빠져있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한 학부모는 "하루 종일 이렇게 많은 시간 딸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미국의 부모들은 이 기회를 경제 공부의 장으로 활용했다. 메릴랜드주에 사는 가비 모트레이(13)의 엄마인 앰버 콜만 모트레이는 "이용 중단 사태가 로블록스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에게 가르쳤다"고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로블록스는 사용자들이 직접 게임 등을 개발하고 돈을 벌 수 있다. 일부 개발자는 할로윈 축제 기간 사용이 중단되면서 큰 손실을 봤다고 토로했다. 이들의 손실 규모만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바스주키 CEO는 이번 사용 중단기간 개발자들이 입은 손실을 보상해줄 계획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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