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중고차 수출 활기…신차 반도체 부족 반사이익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가속'
완공땐 생산유발 효과 5102억
인천항을 통한 중고차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게 직접적 요인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공급이 줄면서 중고차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인천세관본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항을 통한 중고차 수출은 총 33만953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4만9662대)에 비해 9만 대 가까이 불어나 36%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1월 3만1426대(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10.9%), 3월 3만9980대(31.3%), 5월 5만30대(190%)를 각각 수출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중고차 수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2019년 42만 대를 웃돌 전망이다.

인천항은 전국 중고차 수출량의 약 90%를 처리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와 중고차 수출업계 관계자는 “올해 10~12월에 월평균 3만여 대씩만 수출해도 42만 대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리비아, 칠레, 터키 등 주요 수입국 경제가 위축돼 주문량이 줄었고, 무역업자의 출입국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 중고차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생산·판매가 주춤해 해외 소비자의 중고차 관심이 높아진 점, 신차 수출이 줄면서 수출 선박에 중고차 적재 공간이 늘어난 것도 수출이 증가한 이유”라고 국내 중고차 수출업계는 분석했다.

중고차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IPA는 중고차 집적시설인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IPA에 따르면 스마트 오토밸리 운영사업자를 3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공개 모집한다.스마트 오토밸리는 인천 남항 부두 인근 39만8155㎡ 규모의 항만 배후부지에 최첨단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옛 송도유원지 공터에 있는 300여 개 중고차 수출업체가 입주한다.

중고차 수출을 위해 외국 무역업자와 상담부터 판매, 정비, 통관 업무까지 가능한 수출 중고차 집적화 단지다. 2025년 1단계 사업을 완료하면 연 40만 대의 수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김종길 IPA 부사장은 “스마트 오토밸리가 조성되면 약 5102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53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