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구급차 늑장 출동에 숨진 주인 끝까지 지킨 반려견들

신고 6시간 만에 도착한 구급차
가슴·허리 등 통증 호소한 노인 사망

구급차 늑장 출발로 사망한 주인 곁을 지키는 반겨련들. /사진=연합뉴스

브라질에서 구급차를 기다리다 사망한 노인 곁을 반려견들이 끝까지 지킨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이 노인은 가슴과 허리 등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구급차를 불렀지만 구급차는 6시간이 지나서야 출동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라질 글로부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앞서 29일 오전 상파울루주 해안도시인 페루이비 소재 한 음식점 앞에서 다미앙 지 아우메이다(68)가 갑자기 쓰러졌다.

음식점 앞을 지나던 여성이 긴급전화에 신고했지만 4시간이 지나도 구급차는 오지 않았고, 여성이 다시 전화했을 때 구조 당국은 노인의 상태만 반복해서 물어볼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시간이 지난 뒤에도 구급차가 오지 않자 음식점 주인이 전화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통증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은 없다. 기다려라"는 말이었다.

결국 구급차는 첫 신고 전화 후 6시간 이상이 지나서야 현장에 출동했지만 그 사이 노인은 이미 숨을 거뒀다.

당시 숨진 노인 곁에 있던 반려견 두 마리는 노인이 비명과 함께 쓰러진 뒤 고통을 호소하자 그의 곁에 바짝 붙어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고, 경찰 검시관이 도착한 뒤에야 자리를 비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노인의 딸은 반려견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아버지를 대신해 반겨련들을 키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음식점 주인은 "구급차를 6시간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면 노인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반려견들은 주인을 지키려는 듯 마지막까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