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유통물량 약 35%...주가는 알리페이에 달렸다

상장 첫날 유통가능물량 4조700억원 어치
이중 82%를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보유
지분 대거 매도할 경우 주가 출렁일 가능성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카카오페이의 유통물량이 전체 상장 주식수의 34.7%로 나타났다. 이중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유통가능주식의 82.1%를 보유하고 있어 상장 첫날 주가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수는 상장 주식의 34.7%(452만여주)로 집계됐다. 공모가 9만원 기준으로 약 4조700억원 어치다. 이중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이 371만여주(28.5%)로 3조3400억여원에 달한다. 공모주식 808만여주(6.2%,7275억원)의 4배 이상이다. 알리페이가 상장 첫날부터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 흐름이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사 측은 알리페이가 전략적 투자자이기 때문에 주식을 장기 보유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국내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정부의 핀테크 규제 여파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언제든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알리페이가 보유 지분의 27.2%에만 상장 후 6개월 동안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무보유확약을 걸어둔 것도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나온다. 알리페이가 유통가능한 주식 전량을 판다면 지분율은 39.1%에서 10.7%로 줄어들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지분은 언제든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단기에 주식을 매도하지는 않겠지만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거나 하락할 조짐이 보인다면 알리페이 보유지분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공모 주식 중 기관에게 배정된 물량의 약 59%를 상장 직후 팔지 못하도록 했다. 카카오뱅크(60%)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64.57%)와 SK바이오사이언스(85.26%)보다 확약 비율이 낮다. 확약 기간별로는 3개월(23.8%), 6개월(18.2%), 1개월(11.7%)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49.8%)과 해외 기관(50.2%)에 비슷한 물량이 배정됐으나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국내 기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내 기관의 확약 비율은 92.3%인 데 비해 해외 기관은 26%에 불과했다.

카카오페이는 일반공모에서 100% 균등배정제를 시행해 최소청약수량인 20주 이상 청약한 투자자 182만4364여명이 1~4주를 받게됐다. 대신증권(3~4주)이 가장 많은 주식을 받았고 삼성증권(2~3주),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1~2주) 순이었다. 공모주를 받은 182만여명이 차익 실현을 위해 몰릴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장애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