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개발장관 "남북러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 기대"

연합뉴스와 인터뷰…"남북러 가스라인, 한반도에 도움될 것"
"한러, 해운 분야서 큰 시너지"…쇄빙선 합작 건조 기대 표명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은 수년째 중단된 남북러 복합물류 사업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해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나면 프로젝트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한 희망을 드러냈다. 체쿤코프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류에서는 경로가 짧으면 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나진-하산은 짧은 경로의 훌륭한 예로, 거리가 짧아지면 (운송이) 빨라지며, 더 효율적이고, 더 환경적인데 왜 이를 쓰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와 남북대화 교착 상황을 고려한 듯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핵심 당사자들이 현존하는 어떤 어려움이든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 등 광물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한국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남북러 복합물류 사업이다. 2014년 11월, 2015년 4∼5월과 11월 등 3차례에 걸쳐 시범 운송이 진행됐지만,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해운 관련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서면서 프로젝트도 중단된 상태다.

체쿤코프 장관은 현재 북러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나진-하산 철로를 정상 운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러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사업에 대해서는 "한국은 에너지 전량을 수입하는 나라이고 가스는 저렴한 에너지원"이라며 "(PNG 사업이) 한반도 전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체쿤코프 장관은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이를 살펴보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고 우리도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남북러 관광 협력'에 대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당시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북한의 금강산과 원산을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와 유럽까지 연결되고, 뱃길을 통해서도 남·북·러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체쿤코프 장관은 항운·조선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러 경제협력에도 큰 기대를 표했다.

그는 "한국은 교역의 대부분이 바다를 통하는 주요 해운국"이라며 "항만과 인프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쇄빙선을 갖춘 러시아와 매우 큰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러가) 쇄빙선을 합작해 만들고, 정기적인 컨테이너 항로를 함께 만드는 것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극항로를 주요 해운 통로로 만들기 위한 핵심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수주와 관련해서는 삼성중공업과 노바텍 모두 강력한 기업이라며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8일 유라시아 지역 선주와 셔틀탱커 7척에 대한 블록·기자재 및 설계 공급계약을 17억 달러에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외신은 이 선주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노바텍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쳤다. 체쿤코프 장관은 오는 3∼5일 울산에서 열리는 제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