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車판매 줄었지만 매출·영업익 늘었다…제네시스·SUV 효과

제네시스 GV70
현대자동차·기아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지난 3분기 판매가 감소했다. 그러나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앞세워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은 개선했다. 향후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도체 부품을 확보하고, 고수익 차종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모든 역량 동원해 부품 확보

현대차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9만890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9.9%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탓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GV70, 투싼 등 SUV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5만4747대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는 중남미, 아프리카·중동 등 신흥국 판매가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한 74만4159대를 팔았다.현대차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연말 또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벽한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 코로나19 지속 등 대외 요인도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부품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생산·판매 최적화를 통해 판매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종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28조8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제네시스, 전기차 중심의 판매가 전체 물량 감소 영향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해 1조60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6%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차질로 올해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 대에서 400만 대로 낮췄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 매출액 증가율 목표는 전년 대비 기존 14~15%에서 17~18%로,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4~5%에서 4.5~5.5%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올해 출시한 아이오닉 5와 제네시스 GV60 등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 판매를 늘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굳힐 계획이다.

○기아, RV 판매 더 늘린다

기아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68만4413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선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12만4964대를 팔았다. 주력 레저용차량(RV)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신형 스포티지 등 인기 차종들의 신차 효과가 지속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탓에 출고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55만9449대를 판매했다. 핵심 시장인 북미 권역에서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가용 재고 부족으로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유럽, 인도, 아프리카·중동, 중남미 권역에서 판매를 크게 늘리며 전체 해외 판매 감소를 최소화했다.

기아는 공급 차질에도 RV 등 고수익 차종 판매를 늘리고, 북미를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절감해 수익성을 높였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7조7528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조32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나타났다.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RV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기아의 RV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58.7%를 기록했다.
기아 EV6
기아 역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올해 남은 기간 확보된 반도체 재고를 감안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부품을 확보하기로 했다.

판매 믹스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RV와 스포티지, EV6 등 신차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RV와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인플레이션 우려, 미·중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한다. 유동성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생산·판매를 늘리고, 소프트웨어 부문 등 신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