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슈 풍부한 자문 경험이 강점

법무법인 세종은 올해 블룸버그 조사에서 신재생에너지 자문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만든 ESG 전문팀을 센터로 확대 개편해 ESG 자문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로펌 차원에서 ESG 이니셔티브 가입도 준비 중이다
[한경ESG] ESG 싱크탱크 - 법무법인 세종 ESG 센터
(왼쪽부터) 법무법인(유) 세종 ESG 센터의 이경돈 대표 변호사, 문경화 변호사, 백규석 고문, 석근배 변호사, 노대래 고문, 황성익 변호사, 서예지 변호사, 송수영 변호사, 장대섭 고문, 이용국 고문, 이창원 변호사, 김병태 변호사. 사진=이승재 기자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해 하반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산에 대비한 ESG 전문 팀을 구성했다. 지난 2월 정식 출범한 세종의 ESG 센터는 환경부터 규제, 기업 지배구조, 노동, 금융 등 ESG 관련 분야의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등 환경 이슈에 대한 풍부한 자문 경험이 강점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 사무실에서 규제 분야 전문인 이경돈 대표 변호사(센터장), 금융 분야 전문인 송수영 변호사, 환경 분야 전문인 황성익 변호사를 만나 ESG 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ESG 센터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송수영 변호사: “지난해 기후 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업 및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대출과 투자를 재검토하는 유럽계 금융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앞으로 그런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각 분야별 변호사들을 모아 만든 TF팀이 ESG 센터의 전신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ESG 관련 전략과 규제, 투자, 공급망 실사, 평가 등급 개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 등 각종 자문을 ESG 센터 내 ESG전략연구소, 미래환경연구소, 사회책임연구소 등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 세종 ESG 센터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요.이경돈 변호사: “세종은 지난 4월 블룸버그에서 실시한 리그 테이블(NEF League Table)에서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부문 법률 자문사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실무에 참여하는 여성 파트너 수가 대형 로펌 중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전문 인력 확보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ESG 분야를 선도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을 역임한 이용국 고문, 환경부 실장 출신의 백규석 고문 등 영역별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ESG 전 분야를 아우르는 풍부한 자문 경험을 통해 ESG 관련 이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팀이죠. 특히 내년의 큰 이슈 중 하나인 공급망 실사법,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뿐 아니라 아직은 ESG 정보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닌 중견·중소기업까지 자문을 적극 확대하고 있습니다.”

황성익 변호사: “ESG의 모든 이슈는 철저히 순환구조로 돌아갑니다. 기업은 공급망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ESG의 환경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 사업자와 수탁업체 간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죠. 세종은 이러한 ESG 속 순환구조를 파악하고 이와 관련한 경영상 위험 요소와 기회 요인을 분석합니다. 해당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는 접근입니다. ESG는 현장 실무자와 기업경영 언어의 접점을 만드는 새로운 툴로서 기능할 것이고, 그 중개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 글로벌 이슈 대응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송 변호사: “이제 글로벌 이슈는 비단 글로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독일에서 시작된 공급망 실사가 바로 그런 예죠. 독일은 2023년부터 임직원 30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실사를 실행한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의 실사를 돕는 것은 결국 로펌이나 컨설팅사가 되겠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글로벌 이슈 대응을 위해 해외 기업 자문 로펌과 제휴·협업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습니다. 로펌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기업과 세미나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 4월에는 BNP 파리바 자산운용과 ESG 관련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로펌 차원에서 ESG 관련 이니셔티브 가입도 고려 중입니다.”

- ESG 중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E, S, G 중 어느 분야라고 보십니까.

송 변호사: “내용으로 볼 때는 환경이 가장 어려워요. 특히 탄소배출권, 탄소국경 이전과 같은 주제는 오랜 기간 축적된 내용이 많기 때문에 단기간에 내용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아요. 자문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회 이슈가 가장 까다롭습니다. 기업의 공급망 문제와 관련이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갑질 논란 등의 이슈는 기업을 대변하는 로펌 입장에서 평판 리스크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기업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황 변호사: “규제에 대한 대응입니다. ESG는 워낙 분야가 넓기 때문에 관련 정책이나 법안도 정부 여러 부처에서 관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주인 없는 규제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아직까지 법안이나 정책이 논의만 진행될 뿐 구체적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 불안감이 큰 것 같기도 합니다. ESG는 현실적으로 규제보다는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도 지원에 대한 논의는 적고 대부분의 정책이 규제 성격을 띠다 보니 기업의 불안감도 커졌습니다. ESG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역시 많은 재무적 부담을 떠안아야 합니다. 화력발전, 정유업체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기업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맞이하게 됐죠. ‘사회적가치’, ‘비재무적 성과’가 강조된 ESG를 이야기하다 보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진작을 위한 지원책을 소홀히 취급하기도 합니다.”

-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접근이 있다면요.

송 변호사: “공급망 이슈는 ‘다 같이 잘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과거에는 가격경쟁력을 보고 협력사를 선택했지만, 이제는 협력사를 구할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공급망 관리 체계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대응할 필요가 있죠. 대기업은 협력업체에 ESG 교육을 제공하거나 ESG 경영을 확산하는 등 대응을 시작한 단계입니다. 동반성장위원회에서도 대기업과 협력해 중견·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ESG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ESG 성과가 잘 나온 기업을 대상으로는 납품 단가를 올려주는 등 별도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압니다. 중견·중소기업도 대기업과 협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어요. 중견·중소기업에서 자체적으로 갖추지 못한 규정을 정비하고, 관련 규제에 대한 대처를 단계적으로 준비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죠.”

- 내년 ESG 센터의 목표는 무엇인가요.황 변호사: “ESG는 이슈가 복합적이기에 종합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로펌 입장에서도 고민이 큽니다. 실질적 규제에 대비해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전략적 고민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기업이 올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ESG는 법과 판례를 바탕으로 고객을 위한 법률 자문을 했던 기존의 로펌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성장의 기회라고 봅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