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두둔한 이승환에 "패대기만 치지 말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로봇 학대 논란’을 옹호한 가수 이승환을 향해 “사람들 보는 앞에서 패대기만 치지 말라”고 말했다.

이승환은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봇 학대 끝판왕. 지구, 구름이와 같이 살기 시작한 후 11년 동안 백돌이 밥(전기) 안 줬음"이라는 글을 게재했다.이승환은 반려견 옆에 로봇 강아지가 놓인 사진을 올리면서 "죄책감, 측은함 하나도 없이 로봇의 허기짐에 감정이입 못하는 난 사이코패스?"라고 써 로봇학대 논란에 휘말린 이 후보를 에둘러 옹호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가 로봇 박람회에서 4족 보행 시연용 로봇을 밥상 엎듯 뒤집었고 '개발자를 배려하지 않은 예의 없는 행동이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 모습은 앞서 시연 중인 로봇을 아기 안듯 살살 다루던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과 비교돼 인성 논란으로까지 확대됐다.이 후보는 "일부는 언론이 나를 난폭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로봇을 학대했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퍼트렸다"며 "직원의 요청에 따라 테스트했는데 앞부분을 잘라서 학대했다고 하고, 심지어 누구는 로봇에 감정이입을 못 한다고 대서특필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래 로봇은 넘어졌다 일어나는 게 제일 중요한 기능이다. 못 일어나면 풍뎅이나 거북이가 아니겠느냐. 일어나야 하는 게 로봇의 핵심이고 요청에 따라서 테스트를 했는데 앞부분을 잘라서 로봇 학대했다고 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진 교수는 당시 "기본적으로 감정이입 능력의 문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로봇 개를 발로 차는 영상을 공개했을 때, 커다란 항의와 분노의 물결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면서 "개발자들이야 로봇을 혹독한 조건에 몰아넣고 가혹하게 학대 하는 실험을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지켜보는 이들은 살아있는 개와 똑같이 행동하는 존재가 학대당하는 모습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실험을 하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굳이 그런 영상을 공개해야 했느냐는 것이다"라며 "일반인들은 대부분 사회화 과정에서 습득한 감정이입의 능력이 거의 본능처럼 몸에 코딩되어 있다. 이 후보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그 역시 자기들처럼 감정이입의 능력을 공유하고 있을 거라는 당연한 기대가 갑자기 깨진 데에 대한 당혹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승환은 지난달 22일 반려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을 올리고 "그런 사과는 우리 강아지도 안 받는다"라고 적으며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개 사과' 논란을 조롱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