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고발사주 적반하장" 이준석 "대장동 이재명 책임"

재난지원금 놓고 宋 "재난지원금, 홍남기와 상의" vs 李 "두서없이 던져"
宋 "구동존이 자세로 연합 가능"…李 "安, 자의식 과잉 적당히 하시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일 TV 토론에서 정국 현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양당 대표는 이날 오후 1시간 40분여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대장동·고발 사주 의혹, 대선 후보 단일화, 주 4일 근로제 등 쟁점마다 이견을 노출하며 한 치 양보 없는 논쟁을 벌였다.

◇ 전 국민 재난지원금…宋 "홍남기와 상의" vs 李 "두서없이 던져"
송 대표와 이 대표는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송 대표는 "국가가 빚을 지지 않으면 국민이 빚을 진다"며 "마침 세수가 10조 원 이상 늘 것으로 보이므로, 어떻게 사용할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안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절차상 해결해야 할 난점이 있다"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여러 가지 상의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 재정 당국과 이 후보의 정책 구상 사이의 일부 온도 차에 대해선 "지금이 '이재명 정부'는 아니지 않나"라며 "홍 부총리와 상의하고 후보 뜻을 존중하면서 지혜를 모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소비 진작성 재난지원금은 효과가 덜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분배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정책 제안과 관련, "두서없이 던진 정책"이라며 "기존 정부 조직이나 여당과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나와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후보의 선의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모택동(마오쩌둥)이 모이를 쪼아먹는 참새를 다 죽이라 해서 대기근이 생긴 것처럼 파급 효과를 간과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대장동 의혹…宋 "배임이라니 황당" vs 李 "이재명 책임져야"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은 뜨거운 쟁점이었다. 이 대표는 이 후보를 대장동 개발의 '설계자'로 지칭하면서 "내용을 몰랐다고 변명하기 어렵다"며 "행정가로서 밑에서 하는 대로 사인만 했다고 하는 대통령은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 권력이 개입했거나 그 무능 때문에 무리한 개발이 가능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대표는 "곽상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받은 50억 원을 검찰이 이미 뇌물죄로 판단했다.

왜 돈의 흐름을 좇지 않나"라며 "공공 환수에 칭찬을 해줘도 시원찮은데 배임이라니 황당한 일"이라고 맞섰다.

야권의 특검 요구에 대해선 "일단 검찰 수사를 철저히 하고, 그 결과 보고 나서 판단할 문제"라며 "특검 수사의 핵심은 윤석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손가락이 다섯 개다'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가 된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송 대표는 "내일 의총을 통해 부동산 초과 이익 환수 법안을 제출해 통과시키려 한다"며 "국민의힘이 또 반대할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송 대표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이날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공수처를 '윤석열 수사처'라고 부른 데 대해 "철판을 깐 느낌"이라며 "도둑이 매를 드는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공수처 수사로 무엇이 밝혀졌는지 의문"이라며 "재료는 있다고 쳐도 시나리오가 안 나오고 있다"고 응수했다.

◇ 통합·단일화…宋 "구동존이 자세로 연합" vs 李 "安, 자의식 과잉…함께 할 순 있어"
양당 대표는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로 '4자 구도'가 형성된 것과 관련,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송 대표는 "심상정·김동연·안철수 후보와 정책적 공약이나 지향점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모색하겠다"며 "구동존이의 자세로 연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안 대표에 대해 "저희와 다른 지점이 있어 다툼이 있다고 해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통합이나 단일화를) 상수로 놓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안 대표가 이 대표를 '패널 정치'라고 비판한 데 대해 "'너는 패널이고 나는 정치인'이라고 하는 건 굉장한 신분 의식이고 자의식 과잉"이라며 "적당히 하십시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주 4일제에 대해선 입장이 엇갈렸다.

송 대표는 "종국적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라며 "주 4일제를 감당할 수 있는 산업구조나 부가가치 구조가 돼 있느냐 돌이켜봐야 할 면이 있어 장기적 목표"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일부 화이트칼라, 공무원에게는 소구력이 있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은 소득이 20%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가 오히려 양극화를 가속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