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놓고 시진핑 저격…"기후회의 불참은 큰 실수"

"中, 세계에 대한 영향력 상실"
中은 "美 때문에 시간만 낭비"
양국, 기후변화 대응 놓고 충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하지 않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큰 실수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 때문에 기후 문제에 대응할 시간을 낭비했다”고 맞섰다. 기후 변화 대응을 놓고 미·중 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이틀째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어 “우리는 참석해 세계에 미국의 역할을 확실히 각인시켰다”며 “솔직히 말해 중국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국의 불참을 존중하지만 그들은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 대응 등을 논의하는 외교 무대에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1위 국가이자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정상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후 변화 대응에 필요한 것은 공허한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이라고 맞받아쳤다. 왕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이같이 말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매우 실질적”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미국을 향해 “최대한 빨리 탄소 배출 감축의 구체적 조치를 이행하고 출자 약속도 지켜 다시는 말을 바꾸지 말기를 희망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번 COP26 회의에 중국 대표로 참석한 셰전화 기후변화특사도 “미국 때문에 기후 문제에 대응할 시간을 낭비했다”며 “중국은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 기간 내내 중국 견제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철강 관세 분쟁 해소를 선언하면서 “중국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지 않도록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기자회견에선 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실망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