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결재한 '일산대교 무료화' 법원이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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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화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마지막으로 결재한 일산대교 무료 통행 공익처분에 반발해 일산대교 운영사가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다만 경기도가 운영사에 ‘통행료 징수금지 공익처분’을 통보해 무료화는 당분간 유지된다. 본안 소송도 남아 있어 무료 통행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즉각 통행료 금지 처분
본안판결 전까지 무료통행 지속
수원지방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일산대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무료 통행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처분 효력을 정지하지 않으면 신청인이 제기한 소송이 이어지는 상당 기간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된다”며 “당장 아무런 수입이 없게 돼 기본적인 법인 활동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분의 당부를 따져볼 기회조차 없이 희생을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은 공익상 필요에 따라 사업자 지정 취소 등을 포함한 공익처분을 할 수 있지만,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 사건 처분은 가장 강력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불가피한 사정에서 이뤄진 것인지를 두고 본안에서 상당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경기도는 이날 법원 결정이 나오자 일산대교 운영사의 사업자 지위는 유지하되 통행료 무료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통행료 징수금지 공익처분’을 운영사에 추가 통지했다고 밝혔다. 추가 공익처분에 따라 운영사는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과 상관없이 당분간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
경기도는 지난달 26일 일산대교 무료 통행을 위해 일산대교 측에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공익처분 통지서를 전달하고 일산대교 통행료를 기존 1200원(승용차 기준)에서 0원으로 조정했다. 공익처분은 사회기반시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민자사업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하고 이를 보상하는 제도다. 다음날인 27일 낮 12시부터 무료 통행이 시작됐다. 일산대교 측은 이에 반발해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의 제동으로 경기도는 본안판결 전까지 법원이 정하는 정당한 보상금액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금(MRG)을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무료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성훈 경기도 건설국장은 “인수금액 일부 선지급 방식은 일산대교를 지속해서 무료화해 지역민의 교통권을 보장하는 수단”이라며 “향후 본안판결을 통해 공익처분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다만 일산대교 측이 추가 공익처분에 대해 다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통행료가 유료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양길성/수원=윤상연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