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부총리가 성폭행" 폭로…中 유명 테니스 선수 '미투'

중국 유명 테니스 선수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중국 공산당 내에서 미투(나도 고발한다)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유명 테니스 선수 펑솨이는 지난 2일 밤 자신의 웨이보 공식 계정에 장가오리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지속해서 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가 톈진 지역에서 근무하던 2007∼2012년께 이런 관계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가 처음에 부인과 함께 테니스를 치자고 집으로 초청한 뒤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썼다.
장가오리 부총리. 사진=EPA
구체적인 날짜와 정황은 밝히지 않은 그는 "그날 오후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 계속 울었다"며 "부총리쯤 되는 지위에 계신 분이라면, 두렵지 않다고 할 것을 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화염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 되더라도, 자멸을 재촉하는 길일지라도 진실을 알리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에 다르면 그간 중국 공산당 고위급 인사에 대해 이런 의혹이 제기된 적은 없다. 권력층 핵심 인사에 대한 최초의 미투 폭로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장 전 부총리는 국무원 부총리로 2013~2018년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다. 2002∼2007년에는 산둥 당 위원회 부서기를 맡았고, 이번 의혹이 제기된 2007∼2012년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맡았다. 2018년에 은퇴했다.

펑솨이는 한때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중국의 테니스 스타다. 그는 대만인 파트너 수웨이시에와 함께 2013년 윔블던 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2014년에는 프랑스 오픈에서도 복식에서 우승했다. 같은 해에 US오픈에서는 단식 준결승에 올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