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주가 살아나나…광군제 앞두고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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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다시 중국 내 언택트 소비주 주목해야
전문가들 "규제 이슈 여전하지만 추가 악재 제한적"
오는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할인 프로모션 행사인 '광군제'를 앞두고 알리바바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제는 소비도 계속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는 160.600위안(약 2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년간 주가는 43.0% 하락했다. 이같은 주가 하락은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당국의 금융 규제를 비판한 것을 계기로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상장을 전격 중단시켰고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의 민영 기업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광군제를 계기로 알리바바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중국 내 경제 탄력이 떨어지고 있던 터라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소비 반등을 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시장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 애니(App Annie)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 알리바바의 판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0억달러 증가한 총 850억달러(약 100조215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내 소비 둔화가 지속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올 한 해 행사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어 소비 반등이 기대된다"며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 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도시별 이동제한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11월에는 다시 중국 내 언택트 소비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에서는 지난달 26일 '14차 5개년 전자상거래 발전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국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46조위안(약 8400조7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수치는 2020년 말 대비 23.6%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70% 이상 성장해왔던 것에 비하면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셈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안 개정을 가속화시켜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 향후에도 정책 규제 이슈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악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성숙도가 높아 성장률 둔화는 예상했던 상황인데다 알리바바가 이번 광군제를 매출 성장보다 사회적 책임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한 점 등에서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실제로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를 통해 자사의 양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고객들에게 1억위안 어치의 친환경 제품 구매 쿠폰을 제공하고 행사 기간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의 전국 배송센터 1만 곳에서 포장재를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축제 기간 방대한 주문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3000만kWh의 전기를 사용해 2만6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바바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방침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최근 들어 알리바바는 자체 동네 공동구매 플랫폼인 허마지스와 타오바오마이차이를 통합한 신규 브랜드 타오차이차이 식료품 로컬화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직거래 유통망과 전국의 농민들을 연결해 품질, 가격 공급을 보장하고 농민들의 수입에 일조하겠다는 정책이다. 게다가 알리바바가 유럽과 북미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쇼핑앱 '앨라이라이크스(allyLikes)'를 출시해 글로벌 고객과 시장확보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김 연구원은 "알리바바는 다양한 형태의 빠른 배달 서비스, 지역 커머스 플랫폼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이에 더해 농촌과 해외 시장을 주력 무대로 보다 친환경에 앞장서며 제2의 전성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