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꼬마빌딩 경매에 응찰자가 120명'…상가 경매도 과열

청담동 4층 소형 건물에 올해 서울 상업용 경매중 최다 응찰자 몰려
낙찰가 102억원, 감정가의 2배 수준…주택 규제에 풍선효과
지난 2일 오후 1시 서울중앙지법 경매 3계. 이날 진행된 강남구 청담동의 작은 '꼬마빌딩' 경매에 무려 120명의 응찰자가 몰렸다.올해 서울서 경매된 상업용 건물 중 최다 응찰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2017년 준공된 지하 2층, 지상 4층 높이의 이 건물은 토지 면적이 168.5㎡, 건물 면적이 162㎡에 불과한 꼬마빌딩이다.

감정가 52억1천900만원에 입찰에 부쳐져 120명이 경합한 끝에 감정가의 2배에 육박하는 102억5천1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96.4%에 달했다.

이 건물의 경매가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감정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데다 최근 강남권에 꼬마빌딩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린 결과다.

이 건물은 지난해 10월 감정평가가 이뤄진 뒤 코로나19로 입찰이 연기되다 1년 만인 2일에 첫 입찰이 진행됐다.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강남에 50억원 이하 꼬마빌딩은 씨가 말랐고 작은 것들도 100억원대로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라며 "감정가가 저렴하면서 위치도 좋다 보니 과열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 주택에 대한 세금과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상업용 건물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공시가격 인상과 보유세 급등,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중과 등으로 더이상 주택을 통한 재테크가 어렵게 되자 상업용 건물로 여유자금이 몰리는 것이다.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금융센터 리테일지점장은 "주택에 대한 규제로 강남권 꼬마빌딩을 찾는 수요는 더 늘었지만 매물이 귀해 못살 정도"라며 "비강남권의 중소형 상업용 건물도 가격이 크게 올라 접근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최근 강남권을 비롯한 상권 활성화 지역에선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해 상업용 시설로 바꾸는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경매 시장도 뜨겁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역시 2일 중앙지법 경매3계에서 입찰에 부쳐진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1층짜리 점포 건물을 놓고 총 17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29.6%인 약 16억3천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 8월 경매로 나온 서울 도봉구 창동의 근린상가는 감정가의 173%인 약 250억원에 주인을 찾았는데 당시 22명의 응찰자가 몰려 과열을 빚기도 했다.

아파트 상가에서도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일 입찰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 상가는 감정가(1억5천400만원)의 2배가 넘는 3억1천72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206%에 달했다.

지난달 말 경매에 부쳐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상가는 감정가 6천300만원과 6천400만원에 2건이 경매에 부쳐져 각각 감정가의 179.4%, 178.1%인 1억1천300만원, 1억1천400만원에 낙찰됐다.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상가 경매는 입지에 따라 기복이 큰 데 임대 수입은 물론 추후 신축 등으로 개발이 가능한 꼬마빌딩이나 단독 상가에는 응찰자가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다"며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상가는 경기에 민감한 상품인 만큼 고가 낙찰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