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스피드 주택공급' 순항…8만 가구 공급 숨통

1만7000가구 정비계획 수립, 4만8000가구 인허가 완료
오 시장 취임 후 9000가구 착공, 8000가구 준공
신속통합기획, 새로운 공급모델 등으로 추가공급 속도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세운 '스피드 주택공급'이 순항하고 있다. 인위적인 개발억제 정책으로 그동안 멈춰섰던 주택공급사업이 행정절차를 정상화하면서 8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사업 속도를 높이고, 민간 재개발 공모와 주요 재건축단지 사업 재개를 통해 2030년까지 서울 내 8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시장 취임 후 200여일간 정비사업에 대한 각종 위원회 심의와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해 8만 가구의 공급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행정 절차별로 ▲정비계획 수립 1만7000가구 ▲착공 전 인허가 4만8000가구 ▲착공 및 준공 1만7000가구 등을 통과시켰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2011년 연평균 14.6개소인 재개발 구역지정은 2012년~2020년 연평균 0.3개소로 급감했다. 2006년~2011년 연평균 40건이던 사업시행인가도 2012년~2020년 연간 23.7건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오랜기간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사업 정상화를 위해 지난 5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신속통합기획 전면도입 등을 골자로 한 '재개발 6대 규제완화책'을 내놓고 제도개선을 마쳤다. 이를 적용한 첫 민간재개발 후보지 25곳을 공모하는데 102곳이 몰렸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서울시는 재건축도 여의도 등 주요 단지를 제외하고 사업시행인가 등 사업단계를 정상적으로 밟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주요 단지 주민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절차 재개를 위한 사전 준비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도시재정비위원회 등 정비계획 수립 단계의 각종 위원회 심의 33건과 정비구역지정 고시 2건을 통해 1만7000가구의 주택공급 계획을 통과시켰다. 정비계획 수립은 정비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주택공급 기반인 정비계획이 신속하게 처리되면 착공을 위한 건축심의 등 후속절차를 밟게 된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이후 10년 이상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한남5구역’(2555가구)이 지난달 도시재정비위원회를 통과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향후 건축심의까지 신속하게 추진될 예정이다. 1987년 준공된 노후 아파트로 개포지구의 마지막 퍼즐인 ‘개포우성 7차’도 단독개발을 통해 기존(802가구)보다 약 1.5배로 늘어난 1234가구로 탈바꿈하는 정비구역 지정을 마쳤다. 전농구역(1122가구), 신길음구역(855가구)도 약 15년 만에 도시재정비위원회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지난 200일 간 총 90건 심의 및 인허가를 통해 재개발‧재건축, 청년주택 등 4만8000가구의 인허가도 마쳤다.
재개발‧재건축은 건축위원회 심의와 사업시행인가 등을 통과해 약 3만7000가구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역세권 청년주택도 통합심의 및 사업승인을 통해 약 1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건축심의를 통과한 재건축 단지는 잠실 미성크로바, 방배 신동아, 신반포 22차, 산호, 가락상아 1차, 대치우성 1차 등 6개 단지 4621가구에 이른다. 이 중 ‘잠실 미성크로바’는 작년 6월 주민 이주까지 마쳤지만 설계안이 확정되지 않아 2년 넘게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지난 8월 건축심의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설계안이 통과돼 1850가구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후 정체됐던 ‘이문4구역’도 최근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3541가구의 대규모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착공 및 준공 물량은 총 1만7000가구다. 이문1재정비촉진구역(3069가구)을 비롯해 13개 구역 약 9000가구가 착공했고, 장위1구역(939가구)을 포함해 12개 구역 약 8000가구가 준공했다.

서울시는 민간 토지와 공공 재원을 결합한 ‘상생주택’, 토지주들이 일정 면적 이상을 모아 공동주택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모아주택’ 등 새로운 유형의 공급 모델을 발굴해 추가적인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향후 민간재개발 공모, 주요 재건축단지 절차 재개 등이 확대되고,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 추가적인 신규 공급도 이뤄질 것"이라며 "2030년까지 80만 가구 주택 공급 목표를 달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