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의 부활…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총 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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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각 무산 등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 만들어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산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두산건설이 올들어 확 달라지고 있다. 기업 매각을 추진했던 지난해 '제로(0)'였던 주택 정비사업 신규 수주 실적이 올 들어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연료전지, 토목 등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김진호 사장(사진)이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0년만에 흑자 전환, 분양과 수주 호조
연료전지와 토목 등 새로운 먹거리 마련 나서
올해 주택사업 총 수주 2조원 달해
4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억원)과 비교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2010년 1조7310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올해 3분기 1026억원으로 11년 만에 1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누계 이자보상배율(한 해 영업이익을 그 해 갚아야 할 이자로 나눈 수치)은 2.6배로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분양 실적도 좋다. 두산건설에서 올해 선보인 프로젝트는 총 15개 단지, 1만4000여가구다. 이중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한 단지는 일부 보류세대를 제외하고 사실상 분양을 100% 완료했다. 지난 4월 경남 김해에서 분양한 '김해율하 더 스카이시티 제니스&프라우'는 709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 1만5590명이 몰리면서 평균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김해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많은 청약 통장이 들어왔다. 지난 5월 경남 양산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도 '완판'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부산·경남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면서 영남권에서 두산건설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청약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분양호조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올해 들어 총 1조1471억 규모의 정비사업을 신규 수주했다. 지난 8월에는 총 가구수 3018가구(공사비 5839억원)에 달하는 부산 남구 우암2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같은 달 시공권을 따낸 경주 '황성주공1차' 재건축을 비롯해 올들어 △경기 광명 소하동4구역 가로주택 △인천 삼부아파트 재건축 △인천 산곡3구역 재개발 △전북 전주 효자동 남양송정 재건축 등을 수주했다. 올해 본계약 체결된 건까지 합하면 총 수주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에 빠져 2019년 12월 상장폐지까지 된 두산건설이 환골탈태한 건 아파트값 상승으로 분양시장 호조세가 지속된 데다 지난해 2월 부임한 김진호 사장이 주택 분양과 수주를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1996년 두산건설에 입사한 김 사장은 2006년 주택 분양 담당 상무로 임원직을 시작해 도시정비사업 분양 담당 전무, 건축BG(비즈니스그룹)장 부사장 등 주택·건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주택 사업 전문가로 정비사업 수주를 적극 지원했다.
연료전지 등 사업 다각화 나서
주택 분야 외 연료전지 등 새 먹거리 찾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 2월 한국중부발전, SK가스, SK증권 등과 '빛고을에코 연료전지 발전소' 투자협약을 맺고 착공했다. 인천 연료전지사업도 지난 6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토목 부문에서도 '강릉~제진 단선전철 제2공구 건설공사', '부산항 신항 북컨테이너 2단계 항만배후 단지 조성공사' 등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돼 공사도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 트램인 위례선 도시철도 건설공사 수주 경쟁도 펼치고 있다. 민자사업인 서부경전철사업(새절역~서울대입구역)은 지난 3월 PQ(입찰참가 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2018년 이후 올해 3년만에 대졸 신입 공채를 실시하는 등 경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신사업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