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풍력발전 기업들, 미국·유럽 진출 움직임…"전 세계 긴장"

중국의 풍력발전 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중국 풍력발전 기업들이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즈(덴마크), 제너럴일렉트릭(미국) 등과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해외 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장 골드윈드 과학기술, 엔비전 그룹, 명양(Ming Yang)지능 등 전통적으로 중국 내에서만 풍력발전 시장 점유율을 키워오던 기업들이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중국 최대 터빈 제조업체 골드윈드는 최근 "내년부터 글로벌 풍력발전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양지능도 "유럽 연안에서의 풍력발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나섰다.

영국 풍력발전 기업 지멘스가메서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이 여러 산업군에서 급속도로 치고 올라왔단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 풍력 기업의 해외진출 흐름을 매우 심각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풍력발전 기업들이 이미 규모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것도 전 세계 풍력발전 기업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즈가 올해 초 15메가와트 용량에 달하는 터빈을 공급했지만, 명양지능이 지난 8월에 16메가와트 급 터빈을 내놓으며 1위 타이틀을 금세 빼앗겼다. 대형 터빈은 연안 풍력발전에 필수적이다.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미국이나 유럽의 터빈 제조기업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반면, 중국의 터빈 가격은 여전히 해외 기업 제품보다 40% 가량 저렴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시장에서는 터빈 제조 과정이 고도로 분열돼 있어 올해 상반기에 또 한 차례 터빈 가격을 최저치로 낮출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국내시장에서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중국 기업들로 하여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