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서답' 파월에…투자은행 "Fed 내년 세차례 금리인상"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내년 1~2회 금리인상 전망" 질문에
한숨 쉬면서 테이퍼링 언급한 파월

씨티 "즉답 피한 파월...매파적"
내년 3회 금리인상 전망 나와
사진=REUTERS
"시장은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틀린(Wrong) 전망인가요."(월스트리트저널 닉 티미라오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첫 질문을 받자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뒤적거리다 '동문서답'을 했다.파월 의장은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주는 등 Fed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질문과 동떨어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제가 작년 12월에 설정한 '실질적 추가 진전'을 이뤘기 때문에 이제 자산매입을 축소할 때라 생각한다"며 "금리를 인상할 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의 이같은 답변에 대해 시장 인식은 엇갈리고 있다. 금리인상에 선을 그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이날 달러는 약세(달러인덱스 -0.2%)를 보였고 주가(S&P지수 0.6% 상승)는 뛰었다.

하지만 씨티 등은 파월이 '1~2회 금리인상 전망'에 대한 즉답을 피한 것에 주목했다. 씨티는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중 1~2회 금리인상을 반영하는 시장이 틀렸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즉답을 피하고 이를 반박하지도 않았다"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그러면서 Fed의 금리 인상시점을 내년 12월에서 6월로 앞당겼다. 이어 Fed 의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 9월과 12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Fed는 또 유동성 방출 규모를 이달부터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나가기로 했다. Fed는 코로나19 직후 매달 1200억달러(국채 800억달러, MBS 4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Fed는 이달부터 채권 매입규모를 1050억달러(국채 7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150억달러 줄이기로 했다. 다음달에는 900억달러로 재차 매입규모를 150억달러 줄인다.

Fed의 채권매입 축소폭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이날 11월 FOMC 통화정책결정문을 통해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전망에 따라 축소폭을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결정문 원문: The Committee judges that a similar reductions in the pace of net asset purchases will likely be appropriate each month, but it is prepared to adjust the pace of purchases if warranted by changes in the economic outlook.)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