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자한 美SES, 전기차 주행거리 확 늘릴 '꿈의 배터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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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밀도 40% 높은 리튬메탈 배터리현대자동차·SK 등이 투자한 미국 배터리 개발 업체 SES(옛 솔리드에너지시스템)가 용량이 107Ah(암페어시)에 이르는 세계 최대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Apollo)를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00Ah 이상의 리튬메탈 배터리가 공개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SES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치차오 후 박사는 이날 제1회 '배터리 월드' 온라인 행사를 통해 아폴로를 선보였다.얇고 긴 사각형 형태의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를 들고 무대에 선 후 박사는 "세계 최초로 100Ah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시연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완성차 업체들과 차세대 배터리 공급업체들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오늘 우리가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이 배터리를 최적화하고 상용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아폴로 배터리는 107Ah 용량에 무게가 0.982kg에 불과하다. 에너지 밀도는 ㎏당 417Wh(와트시)로 현재 전기차에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40% 높은 수준. 충전 시간은 12분 만에 10%에서 90%까지 충전하는 초고속 사양으로 소개됐다.
특히 SES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와 달리 두 배터리의 장점을 모은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평가받는다.후 CEO는 "배터리는 광범위한 온도와 전력 밀도 범위에서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완벽하게 작동하는 배터리를 만들고, 그 배터리를 차량 수백만 대에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SES는 미국 제네럴모터스(GM), 현대기아차와 전기차용 'A샘플(1단계 샘플)'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위한 제휴개발계약(JDA)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별도로 SES에 1억달러(약 1130억원)를 투자했다. 공동 개발한 'A샘플'은 내년 공개 예정이며 오는 2025년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용 A샘플 리튬메탈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 업체는 SES가 유일하다. SK도 2018년부터 SES에 투자한 주요 주주사 중 하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