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내 아이에게는 좋은 분유만…"

프리미엄 분유시장 '폭풍성장'

점유율 매년 늘며 75% 차지
저출산으로 일반 분유는 축소
저출산 여파로 분유 시장 규모가 줄고 있지만 프리미엄 분유 비중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뿐인 자녀에게 좋은 제품을 먹이고 싶은 부모들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2017년 4559억원에서 지난해 3337억원으로 26.8% 줄어들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더 쪼그라들어 32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합계출산율이 0.84명에 그치는 등 저출산 기조가 이어진 결과다.이런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분유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7년 55.9%였던 프리미엄 분유 시장 점유율은 올해 74.5%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중가 분유 점유율은 같은 기간 37.5%에서 23.3%로, 저가 분유는 5.6%에서 1.2%로 낮아졌다.

프리미엄 분유는 유산균 등 특수 성분을 넣어 소화와 흡수를 돕거나 모유와 비슷한 성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산양유 등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대중적인 제품에 비해 가격이 30~40% 정도 비싸다.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유기농 궁,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유기농, 롯데푸드의 파스퇴르 위드맘 등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고가의 수입 분유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 분유 점유율은 2017년 8.4%에서 올해 22.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남양유업의 분유 시장 점유율은 37.8%에서 22.1%로 줄었다. 남양유업이 대리점 갑질 논란과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자 수입 분유가 반사이익을 챙겼다는 분석이다.분유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분유를 앞세워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드 보복’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국 대신 최근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이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수출한 조제분유는 1209t으로 전년 동기(1143t) 대비 5.8% 증가했다. 베트남에서 성장·발육 분유 ‘하이키드’를 유행시킨 일동후디스가 동남아 수출을 이끌고 있다. 롯데푸드는 세계 5위 인구 대국인 파키스탄에 분유를 수출하기 위해 최근 수출용 분유의 할랄 인증을 마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