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구 찾아 "좋은 정책이면 DJ·박정희 따지지 말아야"

"안동·목포산 상관없어, 쥐만 잘 잡으면 돼…나는 실용주의자"
"북한, 친한 친구도 아니고 버려지지도 않아…코로나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5일 보수진영의 본거지인 대구를 찾아 "그렇게 한 쪽만 일방적으로 지지한 결과가 행복하셨느냐. 대구 경제가 좋아졌느냐. 대구가 발전했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대에서 진행한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대구는 조선의 개혁 사대부의 본고장이었다.

해방이후에 사회주의 운동, 개혁운동의 본산이었다"며 "그 후 제 입장에서 안타깝게도 군사정권이 수립되고 지역을 분할해 이쪽은 우대, 저쪽은 홀대해 갈등을 만들어 독재정권을 유지한 게 현실이고, 그게 뿌리가 돼 정치 편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이라면 안동산이든 목포산이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까만 고양이면 어떻고 하얀 고양이면 어떠냐"며 "나는 실용주의자다.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니고 옳은 쪽으로 간다.

좋은 정책이면 김대중 정책, 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박정희 정권의 국가주도 성장 정책과 이재명의 대규모 국가투자를 통한 국가 주도 성장 회복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며 "박정희 정권에서는 소수에 집중해 불평등 성장 전략을 채택했다.

또 사람을 잡아다가 물고문하고 때렸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과거에는 툭 하면 해안포 사격을 해서 포탄이 작렬했다. 그런 일이 자꾸 벌어지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며 "삶은 소대가리라고 가끔 흉은 봐도 총질은 안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북한은 특이한 존재다.

친한 친구도 아니고 버리려고 해도 버려지지도 않는다.

꼭 코로나 같다.

안 떼어진다"며 "현실 속에서 상대를 싹 쓸어 절멸시킬 수 있다면 모르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이긴 전쟁보다 비싼 평화가 낫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원전은 쓰고, 추가로 짓지는 말고 못 쓰게 된 것을 고쳐서 쓰지는 말자"며 "그 사이에 여유가 있으니 신재생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하면 산업전환을 빨리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에 관한 비판적인 질문에도 상세히 답변했다.

기본금융과 관련해서는 "국민 주권을 기초로 국가 발권력을 떠받치는 신용이익을 경험 적고 재산소득 없는 이는 못 누리는 것은 공동체 원리에 어긋난다"며 "9등급 중에서도 95%는 갚는데 5%가 손실을 낸다고 이것을 왜 칸을 쳐서 (높은 이자를) 9등급에게 다 부과하느냐. 카스트 제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본소득은 그 자체가 돈이라 재원이 상당히 드는 것은 사실이고, 기본금융은 조금 든다.

기본주택은 재정 수요는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는 자신이 과거 주식투자를 했다가 IMF 때 큰 손실을 봤던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제가 만약 1997년이 아니고 2007년, 2017년에 망했다고 하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머리가 갑자기 쭈뼛 솟는다.

재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객관적 삶은 어느 때보다 낫지만 미래가 더 나빠질 거라는 일치된 의견을 (사람들이) 가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공정성을 회복해서 다시 성장의 길로 가는 것이 실제로는 해결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