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거품 너무 많다…90% 폭락할 것” 트레이너 CEO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주가가 과대 평가됐다며 향후 90%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독립 투자리서치 회사인 뉴컨스트럭트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최근 1조2000억달러를 넘었는데, 1조달러 정도는 고평가 됐다”고 밝혔다.주당 1200달러를 넘어선 테슬라 주가가 88% 급락해 주당 15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경고다.

트레이너 CEO는 “현재의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118%를 차지할 때만 가능한 수치”라며 “또 2030년까지 애플보다 수익성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매출 및 수익 구조로는 현재의 주가 수준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거품이 너무 많이 끼었다는 얘기다.
테슬라의 주가 폭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기사를 실은 투자 매체 배런스 캡처.
트레이너 CEO는 “지금 주가 수준은 테슬라가 2030년 3100만 대의 전기차를 팔아야 하는 수치”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으로 보더라도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보다 많아야 하는 터무니 없는 숫자”라고 설명했다.IEA는 2030년 전 세계에서 약 2800만 대의 전기차가 팔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최상의 시나리오에선 4700만 대 판매가 가능하다는 게 적시됐다.

테슬라에 대해 ‘매수’ 추천 의견을 내놓고 있는 모건스탠리도 테슬라가 2030년에 그 정도로 많은 차량을 판매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가 2030년 총 800만 대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는 작년 50만 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최대 85만~90만 대의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보다 수익성이 훨씬 낫다”고 강조하고 있다.트레이너 CEO는 “조나스의 추정대로 테슬라가 2030년 800만 대를 판매할 수 있다면 연간 300억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라며 “그 정도 되면 세후 영업이익률이 8.5% 가량인 GM 수준에 맞먹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 최대 완성차 업체인 GM의 시총은 10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는 최근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시가총액이 1조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트레이너 CEO의 견해는 월가의 상당수 분석가들과 다르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44개 기관 중 약 3분의 1인 14개 기관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시총이 1조달러 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가 이미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고 매년 50%씩 생산 및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 매체인 배런스는 “테슬라 주가에 대해 낙관하는 월가의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비용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계속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