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감찰부, 대변인 공용폰 압수…'언론 취재 감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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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감찰부가 법원의 영장 없이 대검 대변인의 언론 대응용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된 의혹들에 대한 조사 명목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대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다. 이번 조치는 윤 전 총장이 연관됐다는 의심이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 및 '장모 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부가 압수한 휴대전화는 서인선 현 대변인과 이창수·권순정 전 대변인이 사용한 기기로 알려졌다. 서 대변인은 지난 9월까지 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새 기기를 구입한 뒤 공기계 상태로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부는 당시 압수 과정에서 “휴대전화 임의 제출은 감찰에 협조하는 차원이며, 감찰에 비협조한다면 그것 역시 감찰 사안”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를 제출을 거부한다면 그 자체로 감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서 대변인은 휴대전화를 제출하면서 통상적인 포렌식 절차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자였던 전임 대변인들에게 포렌식 참관 의사를 물어봐 달라고 감찰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감찰부는 대변인실 서무 직원이 참관하면 된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서무 직원은 자신이 휴대전화의 실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포렌식 참관을 거절했다. 결국 감찰부는 사용자 참관 없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해 자료를 확보한 뒤, 서 대변인에게 다시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공보 담당자와 기자단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휴대전화를 압수해 참관도 없이 포렌식 한 감찰부의 조처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변인 공용폰’은 검찰 취재와 관련해 여러 언론사 취재진이 매일 각사 취재 사항을 문의하는 창구다. 감찰을 명목 삼아 사실상 언론의 취재 활동을 감시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검 감찰부가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의 '물밑 협의'를 바탕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와 같은 방식이라면 공수처가 대검 대변인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피할 수 있다. 감찰부가 영장 없이 확보한 자료를 감찰부에 대한 압수수색 형식을 취하며 넘겨받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영장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동이자 명백한 직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의 취재 자유가 침해받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검 감찰부는 이날 밤 늦게 입장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는 감찰활동의 일환으로 수사는 아니나 신중을 기하기 위해 형사소송법에서 정하는 절차에 준해 공용 휴대폰을 임의 제출받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찰부는 "대변인에게 '제출을 안 하면 감찰 사안'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한 사실은 없다"며 "형사소송법상 포렌식 단계에서 현재의 보관자에게 참관 기회를 부여하고 진상조사와 관련된 정보가 나올 경우 통보하면 됐으나 이미 3회의 초기화가 진행된 상태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어 사후 통보를 할 여지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번 포렌식은 진상조사 취지에 엄격히 한정해 실시한 것일 뿐 언론활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제한을 가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검 내부 상황을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다"며 "대검 감찰부와 사전 협의해 넘겨받았을 것이란 보도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대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다. 이번 조치는 윤 전 총장이 연관됐다는 의심이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 및 '장모 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부가 압수한 휴대전화는 서인선 현 대변인과 이창수·권순정 전 대변인이 사용한 기기로 알려졌다. 서 대변인은 지난 9월까지 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새 기기를 구입한 뒤 공기계 상태로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부는 당시 압수 과정에서 “휴대전화 임의 제출은 감찰에 협조하는 차원이며, 감찰에 비협조한다면 그것 역시 감찰 사안”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를 제출을 거부한다면 그 자체로 감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서 대변인은 휴대전화를 제출하면서 통상적인 포렌식 절차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자였던 전임 대변인들에게 포렌식 참관 의사를 물어봐 달라고 감찰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감찰부는 대변인실 서무 직원이 참관하면 된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서무 직원은 자신이 휴대전화의 실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포렌식 참관을 거절했다. 결국 감찰부는 사용자 참관 없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해 자료를 확보한 뒤, 서 대변인에게 다시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공보 담당자와 기자단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휴대전화를 압수해 참관도 없이 포렌식 한 감찰부의 조처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변인 공용폰’은 검찰 취재와 관련해 여러 언론사 취재진이 매일 각사 취재 사항을 문의하는 창구다. 감찰을 명목 삼아 사실상 언론의 취재 활동을 감시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검 감찰부가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의 '물밑 협의'를 바탕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와 같은 방식이라면 공수처가 대검 대변인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피할 수 있다. 감찰부가 영장 없이 확보한 자료를 감찰부에 대한 압수수색 형식을 취하며 넘겨받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영장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동이자 명백한 직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의 취재 자유가 침해받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검 감찰부는 이날 밤 늦게 입장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는 감찰활동의 일환으로 수사는 아니나 신중을 기하기 위해 형사소송법에서 정하는 절차에 준해 공용 휴대폰을 임의 제출받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찰부는 "대변인에게 '제출을 안 하면 감찰 사안'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한 사실은 없다"며 "형사소송법상 포렌식 단계에서 현재의 보관자에게 참관 기회를 부여하고 진상조사와 관련된 정보가 나올 경우 통보하면 됐으나 이미 3회의 초기화가 진행된 상태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어 사후 통보를 할 여지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번 포렌식은 진상조사 취지에 엄격히 한정해 실시한 것일 뿐 언론활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제한을 가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검 내부 상황을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다"며 "대검 감찰부와 사전 협의해 넘겨받았을 것이란 보도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