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필이 선보인 '스타워즈' OST, 빈 필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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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에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데뷔한 영화음악 작곡가 존 윌리엄스/타게스슈피겔 홈페이지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111/01.27987898.1.jpg)
최고의 지휘자들만이 이 두 오케스트라의 포디엄에 섰습니다.그중에서도 두 악단을 모두 지휘한 이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빈 필과 수많은 공연을 함께하며 베토벤과 브람스의 교향곡 전집을 선보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은 베를린필을 단 한 번만(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9번, 1979년)지휘했고, 한 때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을 정도로 2차 세계대전 직후 베를린 필에서 역할이 적지 않았던 세르주 첼리비다케 조차 빈 필의 지휘대엔 불과 두 번만 오르며(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7번, 1949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린츠'교향곡 등, 1973년) 양대 교향악단을 모두 이끌었던 행운의 이력을 간신히 남겼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통 클래식 음악 지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빈 필과 베를린 필을 모두 이끈 인물이 지난달 등장했습니다. 바로 영화 '스타워즈'와 '조스' '슈퍼맨' '쥐라기 공원' '해리포터' 등의 OST를 작곡했던 거장 존 윌리엄스가 그 주인공입니다.타게스슈피겔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4~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존 윌리엄스가 89세의 나이로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데뷔했습니다.
존 윌리엄스는 현대인들에겐 바흐나 베토벤, 브람스보다 더 친숙한 작곡가인 작곡가인데요. 지난 2020년 엔리오 모리코네가 사망한 이후로는 영화 음악 분야에선 생존 작곡가 중에선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화 '스타워즈' 속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https://img.hankyung.com/photo/202111/01.27987901.1.jpg)
과거 베를린 교외의 발트뷔네 연주회 등에서 스타워즈 주제곡 등이 연주된 바가 없지는 않지만,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 외에는 눈길을 거의 돌리지 않았던 최고의 오케스트라들이 경쟁적으로 영화 음악 작곡가를 모셔서 연주에 나선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존 윌리엄스가 빈 필을 지휘하며 '다스 베이더'의 테마인 '임페리얼 마치'를 연주한 뒤 자신도 놀라고 감격한 듯 '와우~!'라고 외친 장면을 잊을 수 없기도 합니다.이번 베를린 필과의 연주에선 어떤 음색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었을지 궁금해집니다.
멋진 영화 음악을 연주한 악단원들, 그리고 음악을 듣고 과거의 경험을 떠올렸을 청중들에게 '포스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