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헝가리·폴란드 등 중요성, 순방 현장서 느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유럽 4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다음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참모들에게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 지난 5일 유럽순방을 마친 문 대통령이 귀국 직후 이같은 지시를 했다고 소개했다.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V4(비세그라드 그룹) 4개국의 역동성과 중요성에 대해 우리 기업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국민이나 언론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앞으로 국민께 이 나라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고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순방 준비 중 보고받은 것보다 이 나라들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을 정도"라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V4는 한국의 유럽연합(EU)내 최대 투자처이며 우리나라 기업도 이미 650여개나 진출한 지역으로 주재원과 그 가족들이 4000명을 상회하며 빠르게 늘고 있다"며 "그 곳을 생산기지화해 우리 수출의 현지 거점이 되고 있다. 무역규모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압도하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예전에는 서유럽이 이들 지역을 한 단계 아래로 내려다 보는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 서유럽은 정체·하락하는데 비해 이 지역은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U의 연평균 성장률이 1.7%인데 비해 V4국가들의 성장률은 3.6%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가리킨 것이다.이어 문 대통령은 "현대사에 있어서도 군부독재와 공산주의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에 도달하고, 외세에 의해 고통을 겪는 등 공통점 때문에 우리애 대한 이해와 존중, 친밀감을 느끼고 있어 우리 역시 그럴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족의식 면에서 우리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헝가리 의과대학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500명을 넘는 상황에서 헝가리 대통령과 총리가 한국 대학과 공동캠퍼스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헝가리뿐 아니라 4개국 정상들 모두 한국 대학과의 공동캠퍼스 설립이나 학생·청년 교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는 기초과학 분야의 수준이 높아 노벨상 수상자를 13명이나 배출한 나라로 이들 제안을 잘 검토해 볼 만하다"며 "이들 V4 국가들을 비중있게 봐야 하며 다음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지도록 자료를 잘 정리해달라"고 주문했다.한편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이번 7박9일 일정이 5번의 시차 변경과 30시간 비행(2만3000㎞), 공식일정 33회, 주요 연설과 발표가 각각 8회와 16회, 면담과 정상회담이 10회 열렸던 '강행군'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국제질서의 소비자' 입장에서 '국제질서의 생산자'로 바뀐 대한민국의 현실을 대통령의 일정에서 똑똑이 목격하고 있다"며 "이같은 일정은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으로, 다음 대통령은 아마도 더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