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올라탄 세일즈포스닷컴, CRM 고객사 10만여곳 압도적 1위

애널리스트 View
김철민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세일즈포스타워 앞을 지나고 있는 뉴욕 시민들 한경DB
세일즈포스닷컴은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 부문의 독보적인 강자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고, 애플보다 먼저 앱 마켓을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성장이 돋보이는 회사다. 기업 전용(B2B) 비즈니스에 특화돼 있으며, 전 세계 10만 개가 넘는 기업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CRM 부문이 SaaS 영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 전망도 밝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쟁쟁한 대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16.8%에서 지난해 상반기 19.3%로 오히려 점유율이 확대된 모습이다. 이는 세일즈포스닷컴이 구축한 강력한 CRM 생태계 때문이다. 기업들이 CRM 사용 시 우선적으로 접하게 되는 세일즈 클라우드 시장을 점유율 32%로 장악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서비스, 마케팅 클라우드 부문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올해 동종업계 매출 증가율은 평균 17.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세일즈포스닷컴은 23.5% 성장이 기대된다. 전통 강자와 신흥 경쟁자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압도적인 점유율 1위 경쟁력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메가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지난해 기업용 메신저 업체 슬랙을 30조원에 인수했다. 슬랙 인수는 ‘양날의 칼’로 평가됐다. 인수 금액도 컸지만, 당장 슬랙의 비용으로 마진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주가 급락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연간 조정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하반기 주요 모멘텀은 정부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영업 소프트웨어 부문 실적 반등이다. 10%대 초반에 머물던 영업 소프트웨어 사업 성장률은 2분기 15.5%로 반등했다. 공공섹터의 성과가 주효했다. 2분기 상위 10개 계약 중 4건이 공공섹터에서 발생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경쟁 심화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온 프레미스’(자체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형태) 기반 사업자와 신규 클라우드 CRM 업체들의 반격이 거셀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