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100%, 텅스텐 94% 의존…중국이 틀어막으면 국내 산업 스톱

리튬 등 가격도 크게 올라
리튬, 코발트, 마그네슘 등 중국에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주요 광물자원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많게는 250%까지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광물자원은 배터리,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원자재다. 중국이 최근 요소 수출을 제한해 요소수 품귀 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공급을 틀어쥐면 국내 산업계가 ‘올스톱’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에 과도하게 기대고 있는 원자재 수급 상황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선제적인 수입국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7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글로벌 거래 가격은 지난달 평균 t당 17만5000위안(약 3242만원)으로 5만위안 안팎이던 1년 전과 비교해 250% 급등했다. 마그네슘(150%), 코발트(73.2%), 희토류(71%), 니켈(23.5%)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역시 지난 1년간 크게 뛰었다.이처럼 주요 광물자원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복합적이다. 세계 주요국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하면서 주요 원자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났다. 게다가 미·중 패권경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중국 산시성에 있는 중국 탄광 60곳이 홍수 피해로 가동 중단되면서 중국 내 전력난까지 심화됐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이 전력난을 이유로 주요 광물자원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가장 단적인 사례가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국내 요소수 수급 대란이다. 비료 제조에 쓰이는 요소 가격이 중국에서 크게 치솟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수출을 제한했고, 요소 수입량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해온 한국에 요소 수급난이 발생했다.

이에 요소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요 광물자원에 대해 정부가 수입국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월 해외에서 수입한 1만2586개 품목 가운데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31.3%(3941개)를 차지했다. 3941개 품목 가운데 1850개(46.9%)는 중국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었다. 2차전지 등 미래 전략 산업에 꼭 필요한 마그네슘 잉곳(100%), 산화텅스텐(94.7%)의 중국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정부는 요소 수급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제정해 8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