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보다 싸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 고조…빌라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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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역대 최고치 경신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이 달아올랐다.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도 강세 지속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8일 발표한 ‘2021년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076건으로 이 중 60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55.9%로 전월 57.8% 대비 1.9%포인트 하락했고, 낙찰가율도 전월 107.6% 대비 1.4%포인트 낮은 106.2%를 기록하면서 10월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다소 주춤했다.전국 아파트 경매시장의 열기는 다소 식었지만,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 115.0% 대비 4.9%포인트 상승한 119.9%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매매 실거래가 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지지옥션 측은 "매매시장에 거래 가능한 매물이 부족하거나, 호가가 높게 유지되는 탓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낙찰가가 기존 실거래가보다 높더라도, 시장에 매물이 없거나 호가보다 저렴하다는 의미다.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현대아파트는 전용 131.83㎡가 감정가 25억5000만원보다 19.6% 높은 30억5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낙찰된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이기도 하다. 개포동 현대아파트의 해당 평형은 지난 1월 가장 높은 실거래가 27억원을 기록한 이후 시장에 10개월 가까이 매물이 끊겼다. 이번 경매가 해당 평형을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던 셈이다.서울시 송파구 오금동 현대아파트도 전용 170.32㎡가 감정가 14억5000만원보다 59.3% 높은 23억102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 9월 22억9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최근 호가는 26억원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5.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8.1명과 9월 7.2명에 비해 크게 줄었는데, 지지옥션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거론되면서 응찰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했다.
그럼에도 고가 아파트 인기는 높았다. 지난달 낙찰된 서울 아파트 경매 31건 중 7건이 최저가격 9억원 이상이었고, 이들 아파트에 총 응찰자(106명)의 57%인 60명이 입찰했다. 대출한도가 대폭 줄어드는 고가 아파트의 응찰자 수 비중이 다른 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서울 외 수도권 아파트 경매 시장은 다소 주춤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각각 109.9%, 120.1%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각각 5.5%포인트, 3.6%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옥션은 "경기의 경우 지난 3월 이후 7개월만에 110%대를 밑돌았고, 인천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6.8명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가격이 크게 오른 수도권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연립·다세대) 낙찰가율은 강세를 보였다. 인천 빌라 낙찰가율은 전월 83.9% 대비 4.0%포인트 상승한 87.9%, 경기는 4.0%포인트 상승한 83.5%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93.4%로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