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혁신기술 선점하라"…컴업에 몰리는 글로벌 기업들

현대차 "모빌리티 스타트업 발굴"
삼성전자 "사내벤처 사례 공유"
구글·엔비디아·벤츠 등도 참여
국내외 신생 벤처 72곳 선정돼
현대자동차가 지원한 스타트업 맥스트의 ‘제네시스 VR가이드’. 현대차·삼성전자 제공
코스닥시장 상장사 맥스트는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성공 기업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을 보유한 맥스트는 2014년 현대차 사외벤처 1호 기업으로 선정됐다. 제네시스 시리즈 차량 VR가이드를 제작했다. 엔진룸 사진을 찍으면 부품별 기능을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이후 맥스트는 메타버스 시대 필수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해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달 열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1’에 참여해 제2·3의 맥스트를 발굴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10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컴업에서는 모빌리티 분야 새로운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가교

컴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컴업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오는 17일부터 3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대전환’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쇼케이스’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활발히 추진하는 18개 글로벌 기업의 세부 전략을 소개한다. 컴업에 참여하는 스타트업 72곳과 대기업의 1 대 1 비즈니스 매칭 등도 이뤄진다.

삼성전자 C랩 출신 스타트업 에바의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현대차·삼성전자 제공
오픈 이노베이션은 자금력이 풍부한 글로벌 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경영 전략이다. 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적극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포브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상위 100개사의 스타트업 연계율은 68%에 달한다. 하위 100개사(32%)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삼성전자도 컴업 2021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기업이다.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개발 스타트업 에바는 2018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에서 독립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탑재한 충전카트는 주차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전기차를 충전한다. 근력증강 이동보조장치가 있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C랩을 통해 358개 스타트업을 지원했다”며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에바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더 많은 새로운 혁신기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소셜벤처기업 코액터스는 SK텔레콤이 발굴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청각장애 택시기사와 승객의 의사소통을 돕는 ‘고요한 앱’과 청각장애 기사 전용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2013년부터 325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40여 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컴업 행사에도 참여한다.

글로벌 기업도 대거 참여

구글, 엔비디아,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찾는다. 호반건설, 대웅제약, 교원그룹 등 중견기업들도 미래형 건설업,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 혁신 스타트업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스타트업들은 총 37개국 783개 업체가 지원했다. 1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내 56개, 해외 16개 스타트업이 최종 선정됐다. AI 활용 이력서 검증 시스템을 제공하는 레지,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1인용 피자를 만드는 고피자, 동대문 의류도매 시장의 디지털라이제이션을 돕는 쉐어그라운드 등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콘퍼런스와 피칭, 네트워킹 등 다양한 특별행사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