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韓 초청"

로이터 보도…中·러 견제에 초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9~10일 화상으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를 견제하기 위한 ‘민주주의 국가 모임’에 한국의 참석을 요청한 것이다. 회의 결과에 따라선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됐다고 보도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기 위해 세계 민주주의 국가를 규합하려는 구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이다. 한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과 함께 초청 대상국으로 거론돼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상회의 관련 소통은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공식 초청장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필리핀, 폴란드, 이라크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국가들도 초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로이터에 “각 지역에서 각각의 민주주의 경험을 한 나라가 초청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의의 의제는 중·러 견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렇다 보니 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듯한 국가도 참석 대상에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지난 9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집단정치를 벌이는 것으로 분열과 대립만 일으킬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도 지난 3일 “미국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왜곡해 다른 나라들을 억압하고 그들의 내정에 간섭하기 위한 구실로 써먹고 있다”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