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죽음의 계곡' 내몰린 중국 AI 스타트업

센스타임·메그비 등 4인방
적자 계속되자 VC도 외면
중국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이 상장에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이 고갈되는 ‘죽음의 계곡’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8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AI 사중주’로 불리는 센스타임(상탕커지), 메그비(쾅시), 클라우드워크(윈총), 이투 등 4개 기업은 중국 AI 얼굴인식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기술은 스마트시티, 보안, 스마트폰, 자율주행, 온라인 의료와 금융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다.이들 4개 기업은 몇 년에 걸쳐 벤처캐피털(VC) 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모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IPO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얼굴인식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도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IPO 시장마저 냉각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이후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증시 커촹반과 선전증시 촹예반에 입성한 16개 기업 중 9개의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다.

AI 사중주는 맏형 격인 센스타임이 창업한 2014년 이후 8년 동안 총 500억위안(약 9조3000억원)을 유치했다. 이들의 기업 가치 합계는 1400억위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VC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 등 거래소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를 보면 2018~2020년 이들 4개 스타트업은 총 133억위안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매출 합계의 85%에 달한다. 센스타임과 메그비는 2019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미국 기업과의 거래도 중단됐다.메그비의 공동 창업자인 인치는 “중국의 AI 기업이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죽음의 계곡은 3~7년차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에 투자받은 자금을 기술개발에 모두 쓴 뒤 추가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해 맞는 위기를 말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