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강자' 에코프로비엠, 코스닥 1위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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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부터 가공까지 생태계 구축배터리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1위를 넘보고 있다.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격차가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4일 기업설명(IR) 행사인 ‘에코 프렌들리 데이’ 개최 이후 4거래일 만에 주가가 31% 뛰었다.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 기반까지 갖췄다는 평가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주가 10% 올라 시총 12조 돌파
에코프로비엠은 9일 10% 오른 55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2조2200억원에 달한다. 증설이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평가로 주가가 뛰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9월 SK이노베이션과 10조원 규모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증설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후 회사는 미국과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기존 6만t가량인 양극재 생산 규모를 2026년 기준 48만t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질적 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에서 양극재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10% 수준으로 가장 낮다. 양극재 판가는 재료비와 가공비로 구성된다. 에코프로비엠 같은 회사의 마진은 가공비에서 나온다. 문제는 판가에서 가공비 비중이 3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70%는 중국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리튬, 전구체(니켈 등으로 이뤄진 양극재 원료) 재료비로 쓰인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2016년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양극재 생태계’를 조성해야겠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처음 양극재 생태계 조성에 대한 계획을 얘기했을 때 주변에서는 “중소기업이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 먼저 나왔다고 한다. 채굴, 원소재 생산, 가공 등이 세계적으로 분업화돼 있는 시장에서 밸류체인을 모두 확보한 회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이 생태계를 조성했을 때 중국이나 일본을 뛰어넘는 전구체와 리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며 “하지만 배터리 강국인 한국이 못 하면 누가 하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지난달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10만 평 부지에 지은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부터 리튬과 전구체 생산, 양극재 제조, 산소·질소 생산까지 아우른다. 세계 첫 원스톱 양극 소재 생태계다.
이 회장은 “원소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객사별로 맞춤형 양극재를 개발하고, 기술 경쟁력도 높일 수 있게 된다”며 “추후에는 재료비를 절감해 전체 양극재에서 가공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60~7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해외 설비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 리스크도 줄였다. 에코프로비엠이 100% 지배하는 에코프로글로벌이 향후 해외 진출을 총괄하게 된다. ‘에코프로 아메리카’ ‘에코프로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지역마다 양극재, 전구체, 리사이클을 아우르는 조인트벤처(JV)도 설립한다. 이들 두 자회사를 미국과 유럽 현지 증권 시장에 상장시켜 설비 투자 재원도 마련할 계획이다.현재 하이니켈 양극재(NCA) 시장 점유율 1위는 일본 스미토모, 2위는 에코프로비엠이다. 이 회장은 “4~5년 후에는 세계 최고 양극재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재료 내재화와 리사이클”이라며 “이 두 가지 모두를 계열사를 통해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업체는 에코프로그룹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목표 주가는 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