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신비와 모험의 파노라마…림스키코르사코프 '사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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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언어 문제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도 러시아 오페라는 거대한 광맥과 같다. 무소륵스키, 차이콥스키의 오페라가 잘 알려진 편이지만 가장 풍요로운 작곡가는 16편이나 남긴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다. 그의 오페라는 모두 러시아 역사나 전설, 민담에 기초한 것이어서 민속성도 강하다.
그중 ‘사드코’(1898)는 러시아판 ‘신드바드의 모험’ 또는 ‘페르 귄트’에 해당하는 모험담이다. 구슬리(민속악기) 연주자 사드코는 도전 정신으로 황금 물고기를 낚고, 그 돈으로 배 한 척을 사더니 선단으로 키워 큰돈을 번다. 12년에 걸친 모험 후 해왕의 분노를 사서 제물로 바쳐지지만 용궁조차 감탄시키고 고향 노브고로드로 귀환한다. 그 스케일은 극 중 유명한 ‘인도의 노래’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음악적으로 박력 있다. 해군 장교로 여러 바다를 누볐던 작곡가의 경험과도 닿아 있을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