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코로나19 백신 106만회분…질병청 "폐기 최소화하겠다"(종합)

모더나, 냉장 상태로만 배송…화이자보다 폐기량 더 많아
국내에서 버려진 코로나19 백신이 106만 도즈(1도즈는 1회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는 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겠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9일 "현재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약 8천167만회 이뤄졌고, 백신 폐기량은 약 106만도즈로, 전체 접종량의 1.35% 수준"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달 국민 기본접종 일정이 종료되면서 신규 예약 규모가 감소한 것이 백신 폐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한 바이알(병)에 여러 회분이 들어 있는 다회용 백신이다.

따라서 일별 예약인원 수 이상의 백신을 미리 배송해야 접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냉장 유효기간이 30일로 비교적 짧아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보관하는 중에 폐기가 발생한다고 질병청은 덧붙였다.

백신별 폐기량을 보면 모더나가 101만6천170도즈로 가장 많다.

화이자가 2만4천582도즈로 뒤를 이었고, 아스트라제네카 1만7천250도즈, 얀센 660도즈까지 총 105만8천662도즈가 폐기됐다. 유독 모더나 백신 폐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 질병청은 18∼49세와 달리 소아·청소년 접종은 화이자 백신으로만 이뤄져 냉장 유통기한이 임박한 모더나 백신을 사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접종 기관과 배송 방식이 다른 것도 폐기량에 영향을 미쳤다.

화이자는 예방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하고, 모더나는 위탁의료기관에서만 접종한다.

예방접종센터로 배송되는 화이자는 유통기한이 6개월인 냉동 상태로 간다.

반면 위탁의료센터의 화이자와 모더나는 모두 냉장 유통기간이 30일인 상태로 배송된다.

예방접종센터의 백신은 6개월 냉동 기간을 거쳐서 필요한 만큼 해동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위탁의료기관의 백신은 30일 안에 접종을 마쳐야 해서 폐기량이 더 많이 생긴다.
질병청은 지난 9월 초 루마니아 정부와 협력해 도입한 화이자 백신 105만3천도즈 중 대부분은 접종에 사용됐지만 408도즈는 유효기간 만료로 폐기됐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도입 당시 유효기간이 같은 달 30일까지로 임박한 상태였다.

질병청은 신속하고 편리한 접종을 위해 일정 부분 백신 폐기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접종 기관에 선입선출 원칙에 따른 백신 사용을 안내하고, 유효기간이 임박한 백신은 잔여백신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위탁의료기관 요일제(주 최대 3일)로 예약을 집중시켜 접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접종기관에 2주에 1회 배송하되 여유분량은 개별 접종기관이 아닌 보건소로 배송해 여유분 배송으로 인한 폐기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