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는 많지만 문제 해결할 인재 드물어…천편일률적 교육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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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재포럼 2021“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화학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들입니다. 기술적·사회적 전환기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정·재계 및 학계 주요 인사들 대거 참석
최현만 미래에셋 수석부회장
"ESG 외면땐 살아남지 못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기업들 친환경 의지 분명하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
"변화의 시대…융합형 인재 필요"
10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1’ 개회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디지털 전환과 ESG의 중요성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에서부터 관련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ESG는 생존의 문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ESG는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표현했다. ‘착한 기업’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최 수석부회장의 얘기처럼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유럽과 미국, 중국 등 해외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을 100%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에너지 전환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산업계의 수요를 100%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기업들의 의지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정유·화학·철강 등 전통 산업을 중심으로 ESG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없어지지 않는 한 누군가는 계속 생산을 해야 하는 구조”라며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통합형 인재’ 육성해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술을 가진 전문가는 어디에나 있지만, 지금처럼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이뤄져 온 천편일률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인재를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교육 현장에서도 어떻게 미래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고민과 의견이 나왔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미래 인재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인재인데, 세상이 변함에 따라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며 “주어진 문제를 잘 정의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보다 넓고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대가 서로 다른 분야의 교수들이 한 주제로 강의하는 융합형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16회째를 맞은 올해 인재포럼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행사가 열린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는 6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올해 행사는 유튜브와 네이버TV·이벤터스에서 생중계됐다. 유튜브로 행사를 지켜본 참가자는 2만2000여 명에 달했다.
고재연/박주연/장강호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