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송현동 부지와 맞교환…국유지 4곳 압축

용산공원·홍릉·남산 부지 등
市 개발계획과 연계 주목
< “이곳에 ‘이건희 미술관’ 들어섭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김영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위원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 옥상에서 송현동 일대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9일 문체부는 송현동 부지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2만3000여 점의 미술품·문화재를 전시·보관할 미술관을 짓기로 결정했다. /김범준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기증관’(가칭)을 짓기로 한 서울 송현동 부지와 맞바꿀 국유지 후보 네 곳을 압축했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용산구 용산공원 △은평구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동대문구 홍릉 △중구 남산 등에 있는 국유지 네 곳을 송현동 부지와 등가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네 곳을 합치면 송현동 부지 가치인 1000억원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국유지를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와 문체부가 해당 내용을 검토 중”이며 “서울시와도 협의해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건희 기증관은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모은 곳이다. 2027년 개관 목표로 송현동 48의 9 일대 공원 용지 3만7141㎡ 중 9787㎡에 조성한다.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8월 대한항공과의 3자 협의를 통해 시 소유지(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용지)와 맞교환하기로 한 곳이다. 내년 상반기 송현동 부지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서울시로 이전될 예정이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 이후 시가 소유한 송현동 부지 일부와 서울 시내 국유지를 다시 바꾸는 절차를 밟는다. 법제처 법령해석에 따르면 시유지는 공유재산이어서 국가가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 없다. 서울시가 소유하게 되는 국유지 네 곳은 추후 토지임대부주택, 공공주택 설립 후보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시는 이건희 기증관을 중심으로 서울공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 광현동, 송현동 일대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 독일 베를린 ‘박물관 섬’처럼 세계적인 문화·관광지구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