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 잡자"…은행, 전용 플랫폼 '레벨업'
입력
수정
지면A14
10월 기업대출 10.3조원 급증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자 은행들이 기업금융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한 반면 기업대출은 한 달 새 10조원 넘게 늘어나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자영업자 고객을 겨냥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빅 플랫폼’을 구축하며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2009년 이후 최대 폭으로 늘어
총량규제에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銀
종합기업금융플랫폼 구축 '사활'
B2B 플랫폼기업과 제휴도 활발
신한은행은 ‘기업 특화 챌린저 뱅크’를 표방할 만큼 기업금융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자 1위인 더존비즈온에 723억원을 투자하고 신개념 기업금융·뱅킹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더존비즈온 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한도 제한 없는 비대면 계좌 신설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기업의 실시간 세무·회계 데이터를 활용해 신한은행이 해당 기업의 매출채권을 사들이는(매출채권팩토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모두 은행권 최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 문턱이 높았던 저신용 중소기업의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 고객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기업 인터넷뱅킹과 모바일 앱 ‘KB스타기업뱅킹’을 재정비했다. 기업 고객이 별도 사이트에서 이용해야 했던 CMS 서비스를 인터넷뱅킹에 합치고 맞춤형 정책자금 연계, 상권분석 정보 등을 제공하는 비금융 경영지원 솔루션 ‘KB브릿지’도 인터넷뱅킹으로 옮겼다.
은행들은 이제 다양한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과 손잡고 기업별로 ‘맞춤형 금융’ 인프라를 설계해주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 들어서만 5개 B2B 플랫폼 기업과 제휴를 맺었다. 물류(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손컴퍼니, 개인사업자 세금신고 플랫폼 널리소프트,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 등 산업 성격도 다양하다. 하나은행은 이들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업에 특화한 보험, 구매 카드, 자금 지원, 세무상담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체 플랫폼 강화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과 적극 협업해 기업금융 생태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강진규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