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캐 '제이릴라' 빵집 오픈…'신세계 유니버스' 박차

11일 정용진 부캐 '제이릴라' 빵집 개점
온·오프라인 모두 신세계서 즐기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사진=허문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sweat@hankyung.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또다시 '유니버스(우주) 마케팅' 카드를 꺼내들었다.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정 부회장의 닮은꼴 고릴라 캐릭터인 '제이릴라' 사업에 시동을 걸면서 재차 우주를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먹고 보고 사고 즐기는 일상의 순간을 신세계에서 해결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표방한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모습이다.

화성에서 온 정용진 부캐 '제이릴라', 빵집 연다

사진=신세계푸드
정 부회장을 닮은 '부캐'(부수 캐릭터) 제이릴라가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을 만난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제이릴라를 내세운 빵집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오픈하면서다.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온 고릴라 캐릭터로 설정된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의 영문 이니셜 알파벳 제이(J)와 고릴라를 의미하는 '릴라'를 합쳐 지은 이름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오는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빵집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연다.

이번 빵집은 신세계푸드가 제이릴라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첫 오프라인 사업이라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정 부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띄운 고릴라 캐릭터의 출격인 셈. 제이릴라는 그동안 자체 SNS를 통해 캐릭터 이야기를 알렸다. 제이릴라의 SNS에는 과자뿐 아니라 의류 등 다양한 굿즈 사진이 올라와 있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 '베이프'의 제휴 컬렉션 모델로 활동하며 소비자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매장 전경.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신세계푸드는 제이릴라가 우주의 요리법을 바탕으로 화성에서 만들어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스토리를 토대로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매장을 꾸몄다. 매장 내부는 고객이 거대한 우주선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인테리어했다. LG전자와 협업해 14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꾸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월', 홀로그램 패턴 패키지를 비롯해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굿즈(상품)도 전시한다.

신세계푸드는 빵집에서 우주와 태양계 행성을 모티브로 개발한 약 60종의 빵을 선보인다. '오로라 베이글' '뺑 드 캘리포니아' '머큐리 크러시' 등을 대표 제품으로 내세웠다. 신세계푸드는 ''식스 스타 베이커리' 콘셉트로 최근 소비자가 중시하는 시각적 경험과 색다른 맛 등을 만족시키기 위한 요소들을 접목했다"고 소개했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신세계푸드는 '라전무'로 불리는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을 벤치마킹해 제이릴라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 재계에서 손꼽히는 인플루언서인 정 부회장은 평소 개인 SNS에 제이릴라를 꾸준히 등장시켰다. 종종 함께 찍은 사진에 "안 닮았다"며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문구를 붙여 누리꾼 호응을 얻었다. 제이릴라는 최근 계열사가 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굿즈(상품) 마케팅 솜씨를 톡톡히 보여준 신세계그룹의 첫 캐릭터 사업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제이릴라부터 화성국제테마파크까지…'신세계 유니버스'

사진=스타필드 유튜브 캡쳐
신세계그룹은 이같이 그룹 주요사업 마케팅에 그룹명과 우주 스토리텔링을 적극 활용했다. 2016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올해 인수한 야구단 SSG 랜더스 등이 대표적이다.

배우 정우성이 출연해 "반드시 그 별에 가야만 한다"를 외치던 2016년 스타필드 광고는 ''The SF 9월9일 대개봉'이란 문구와 맞물려 새로 나오는 우주영화라고 착각할 법한 대형 마케팅이었다. 그러나 문구의 'SF'는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한 스타필드(Star Field)였고, 날짜는 첫 점포 스타필드 하남의 개장일이었다.
2016년 9월 경기 하남시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 사진=한경DB
신세계그룹은 올해 SK그룹으로부터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옛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후 만든 엠블럼에도 우주선을 그려넣었다.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단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미지의 개척지'에 착륙하는 우주선 이미지로 담아냈다. SSG 랜더스 구단주이기도한 정 부회장은 인천 천라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며 "온·오프라인의 모든 길은 신세계로 통한다"는 '신세계 유니버스'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올해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확장 움직임을 이어가는 만큼 이같은 '신세계 유니버스'는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올 초 SSG랜더스를 시작으로 온라인 패션 편집숍 W컨셉, 대어로 손꼽히던 오픈마켓 3위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았고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도 자회사로 만들었다.

향후 4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화성국제테마파크'도 이같은 '신세계 유니버스'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마침 지역명 역시 제이릴라의 고향 행성 화성과 이름이 같다.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쇼핑뿐 아니라 SSG랜더스야구단을 인수하고 화성국제테마파크 건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생활영역에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