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사태에 일단 '숨통'…석달내 근본대책 마련은 과제

中세관에 묶인 요소 1만8천700천t 곧 반입…요소수 5만6천100t 물량
마그네슘도 100% 중국 수입에 의존…'제2의 요소수 사태' 재발 우려
중국 세관에 묶인 1만9천t가량의 요소가 곧 국내로 반입될 것으로 보여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대란에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그러나 중국이 요소 수출 재개를 허용한 것이 아닌데다 수입선 다변화 조치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약간의 시간을 벌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 기계약된 中요소 포함해 석달치 물량 확보…일단은 '숨통'

외교부는 10일 "중국산 요소 수입절차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다양한 채널로 중국 측과 소통한 결과 우리 기업들의 기계약 물량 1만8천700t에 대한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외교부는 또 한국 기업들이 수출 전 검사를 신청한 일부 요소 물량의 검사가 완료됐다는 점도 중국 현지 공관에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요소수의 요소 함량은 30% 수준이어서 1t으로 요소수 약 3t을 만들 수 있다.

검사가 완료된 요소의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순차적으로 1만8천700t 전량이 들어온다면 5만6천100t의 요소수 제조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국내 자동차가 1개월간 사용하는 요소수가 평균 2만4천∼2만7천t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달 좀 넘는 분량을 확보한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요소수 추가 공급 대책 관련 질의에 "1년에 차량용 요소수가 8만t 정도가 필요한데 (중국에서 들여오는) 2만t 정도면 상당 부분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그동안 안팎에서 확보한 약 열흘치 분량의 8천37t의 요소까지 합치면 내년 초까지 석달 가량은 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8천37t을 세부적으로 보면 이번 주 호주에서 들어오는 요소수 2만7천ℓ(약 27t), 다음 주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차량용 요소 200t, 관계부처 합동단속반이 찾아 낸 차량용 요소 2천t, 국방부가 보유 중인 요소수 예비분 210t, 멕시코산 요소수 1천200t 등이다.
◇ 中의존도 낮추지 않으면 '제2의 요소수' 사태 재발
마그네슘도 100% 中수입에 의존

그러나 아직은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최대 요소 수입국인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풀린 것이 아닌데다 다른 대체 수입선도 아직 찾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국·러시아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많이 떨어져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아직은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차량용 요소 공급과 관련해선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산업이나 농업 등 다른 분야의 피해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용 전력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발전 5개사 중 3곳의 경우 요소 재고량이 한 달 정도 분량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 측의 한 관계자는 "요소수 공급업체가 가격 인상 부담으로 공급 계약 해지를 거론해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소각장도 요소수 가격 급등과 재고 부족으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선 내년 2월까지 요소 비료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가격 상승이 고민거리다.

요소수 품귀 사태가 해결돼도 '제2의 요소수 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에 수입 의존도가 100%인 품목이 230여개, 9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이 800여개"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언제든 원자재 공급난이 발생할 수 있는 품목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품목이 마그네슘잉곳이다.

자동차 차체와 시트 프레임 등에 사용하는 마그네슘잉곳은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이 전세계 시장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해 다른 수입선 확보도 쉽지 않다.한 무역업계 관계자는 "수입처를 다변화한다고 하지만 결국 기업은 경제 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는데 기업이 저렴한 중국산을 놔두고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