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아두헬름보다 저렴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출시할 것”

"연간 6600만원 미만 책정 가능"
바이오젠의 ‘아두헬름’보다 저렴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빌 앤더슨 로슈 제약부문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간테네루맙의 출시 가격을 아두헬름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두헬름의 연간 구매 비용은 약 5만6000달러(약 6602만원)다. 앤더슨 CEO는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음에도 이와 같거나 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며 “과거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도 표준치료제보다 30% 저렴하게 출시한 이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출시된 아두헬름은 미국에서 2003년 첫 신약 출시 후 20년 만에 탄생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그러나 미국 정부 의료 프로그램인 메디케어의 보험급여 지급 여부 심사가 늦어지며 판매가 정체되고 있다. 메디케어는 최종 결정을 내년 4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올 3분기 아두헬름 매출은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로 미국 증권가 예상치인 1100만달러(약 129억7000만원)를 크게 밑돌았다. 회사가 급여심사 기간 아두헬름을 일부 병원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두헬름에 대한 급여 지정 지연이 로슈 등 경쟁사에게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슈의 간테네루맙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약품(breakthrough therapy)으로 지정됐다.

간테네루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덩어리(플라크)를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로슈는 현재 간테네루맙 임상 3상 진행 중으로 내년 하반기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앤더슨 CEO는 “임상 3상에서 명백한 효능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일라이릴리 역시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 제거 효능 데이터를 기반으로 FDA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릴리의 약은 내년 하반기 허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