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협력사 항암 혁신신약, 글로벌 개발·허가에 박차”

FLT3억제제·벨바라페닙·롤론티스 등
“포지오티닙 연내 FDA 허가 신청 예정”
한미약품은 로슈의 계열사 제넨텍을 비롯해 앱토즈와 스펙트럼 등 협력사들이 기술이전받은 항암 혁신신약들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앱토즈와 난치성 희귀질환인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를 위한 ‘FLT3’ 억제제(HM43239)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앱토즈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 1·2상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후속 임상을 이어갈 계획이다.HM43239는 표적항암제 길터리티닙(Gilteritinib)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완전관해를 보였다. 유일한 치료대안으로 알려진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가능한 상태를 유지시킨 혁신신약이란 설명이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DD)을 받았고, 2019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앱토즈는 내달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제63회 미국혈액학회(ASH)에서 재발 또는 불응성 FLT3 AML환자에서의 HM43239 단일투여 요법에 대한 임상을 구연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제넨텍은 벨바라페닙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벨바라페닙은 ‘RAF’와 ‘RAS’ 변이로 인한 고형암에서 항종양 효과를 나타내는 선택적 RAF 돌연변이 억제제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흑색종 등에 허가된 치료제는 ‘BRAF’ 억제제뿐이다. 벨바라페닙은 BRAF, ‘NRAS’ ‘KRAS’ 등 다양한 돌연변이를 표적해, 전체 흑색종 환자의 56.3%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넨텍은 벨바라페닙과 기존 승인된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우수한 내약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NRAS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로슈도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프로젝트 ‘TAPISTRY’에 벨바라페닙 관련 단독 및 병용요법 환자군(코호트) 2개를 추가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 중 특정 변이를 가진 이들에게 맞춤형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임상이다. 총 9종의 항암제에서 11개 코호트로 진행된다.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이 공동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도 FDA의 신약시판허가(NDA) 신청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스펙트럼은 이르면 연내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포지오티닙은 연초 FDA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개발 약물로 지정받았다. 스펙트럼은 임상 2상에서 FDA가 요구한 치료 반응율을 충족했다. 작년 12월 FDA와의 사전협의(Pre-NDA meeting)에서 신약허가(NDA) 제출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이 밖에도 한미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FDA 허가도 기대된다. 롤론티스는 지난 1일 한국에서 첫 발매됐다. 내년 중 FDA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롤론티스는 기존 약제에 비해 투여 용량은 줄이면서 효능은 높여, 항암 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가 개발한 우수한 항암신약들의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임상을 협력사들과 함께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치료제가 없거나 난치성으로 완치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