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40대 호르몬 수치 상위 1%"…김종국 "약물이 웬 말" [건강!톡]

김종국, 허리 통증 때문에 운동 시작

"건강 위해 하는 운동, 약물이 웬 말"

일부 보디빌더들, 근육 키우려 약물 사용
무정자증, 고환 위축 등 부작용도
/사진 = 김종국 유튜브 영상
캐나다 유튜버가 도발했고, 가수 김종국이 발끈했다. 물티슈도 말려 재사용한다는 '짠돌이' 김종국은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기준 391가지 도핑검사를 진행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드러냈다. 김종국은 "시간, 돈 여러가지 소모가 많은 작업이겠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하는데, 약물을 사용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이 김종국과 해외 보디빌더의 설전으로 알려졌다. 헬스 마니아들 사이에서 약물을 사용해 몸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로이더' 의혹으로 논란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운동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약투'(약물+미투 합성어) 사건이 불거져 스테로이드 남용 실태가 알려지기도 했다.
김종국 / 사진 = 김종국 유튜브 영상 캡처

"먹고 운동하면 근육이 불끈불끈"

근육을 키우기 위해 주로 복용하는 약물은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아나볼릭이다. 아나볼릭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관련 깊어 신체에 주입하면 근육 성장이 촉진된다. 본래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갱년기 환자 치료를 위해 활용됐지만, 근육을 쉽게 만드는 약물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불임,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캐나다 헬스 유튜버 그렉 듀셋은 "김종국은 HRT(호르몬 대체 요법)나 PEDs(경기력 향상 약물)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자, 김종국이 "2년 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9.24였다"고 해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1일 공개한 검사지에서도 김종국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38이었다. 이에 검사를 담당한 전문의는 "40대 호르몬 수치를 고려하면 상위 1%에 들어간다"며 "외부에서 주입해도 테스토스테론은 잘 안 오른다. 특히 전구물질은 안 올라가는데, 전구물질도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여드름, 당뇨에 감염 위험도 커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근육을 키우는 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국은 데뷔 때만 하더라도 왜소한 체격이었지만, 고질적인 디스크와 허리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운동을 하며 근육을 키웠다. 20년 넘게 운동을 했고, 평소에도 철저한 식단 관리를 하면서 고정으로 출연 중인 SBS '런닝맨'에서 게임에서 진 벌칙이 "라면 먹기"일 정도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적은 기간, 적은 노력으로 근육질 몸매를 만들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운동 없이 스테로이드를 오남용 하면 당뇨, 심근경색 등 질환뿐 아니라 각종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충동적, 공격적인 성격으로 변하며 조증, 망상, 우울증 등 정신 이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데, 건강에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것.

남성호르몬을 강제적으로 투여할 경우 나타나는 무정자증, 희소정자증, 감소정자증 등 난임 증상은 투여를 중단한 후에도 회복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남성 난임은 가임력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신을 시도하고 있거나 계획 중이라면 스테로이드 제제 오남용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겠다는 욕심보다는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늘린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근육을 키우기 위해 암암리로 약물을 구하는 것 역시 현행법상 불법이다. '몸짱' 열풍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아나볼릭 남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지난 1월 식품의약안전처는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불법 유통 약물의 경우 비위생적인 환경이나 미생물에 오염된 채 제조됐을 가능성도 높아 피부, 근육 조직 괴사나 패혈증 등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약사법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불법으로 유통된 약물의 경우 약물 판매자만 처벌했지만, 지난 6월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내년 6월부터는 구매자도 처벌을 받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